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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멜라니아 여사 중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국지적 휴전 합의”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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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멜라니아 여사 중재로 러·우크라 올레시키 국지 휴전 합의”…29일부터 군사행동 중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남부 올레시키 지역에서 일시적인 휴전에 합의했다고 백악관이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휴전은 오는 29일부터 시작된다. 양국은 해당 지역에서 모든 군사행동을 일시 중단하고, 인도적 지원 물자 반입과 민간인 대피를 위한 안전 통로를 마련하기로 했다.

휴전 기간과 종료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안전 보장 방안도 발표되지 않았다.

민간인 대표가 집집마다 방문…러시아·우크라이나 중 행선지 선택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의 비군사 민간 지도자들이 올레시키 주민들의 집을 직접 찾아가 필요한 지원을 파악한다. 도시를 떠나기를 원하는 주민에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교통편을 제공한다. 지뢰 제거 등 복잡한 실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꾸린 팀이 맡는다. 현장에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미국의 “공정한 언론 기관”이 동행해 과정을 기록하기로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성명에서 올레시키 상황을 “참혹하다”고 표현하며 “재앙 직전에 놓인 최전선 도시”라고 말했다. 그는 남아 있는 주민 대부분이 노인으로 의료 지원과 의약품, 식량,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제한된 전력과 지뢰가 깔린 도로, 잦은 공격 속에 살고 있다고 했다. 또 자신의 개입이 없었다면 지원 물자를 들여보내고 노인들을 대피시키는 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일부는 러시아로, 일부는 우크라이나로 가기를 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언론 기관의 동행이 “각 가정의 뜻이 충실히 존중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총회 행사에서 시작된 논의

이번 구상은 지난달 제81차 유엔총회 기간 뉴욕에서 열린 멜라니아 여사의 ‘함께 미래를 키우다(Fostering the Future Together)’ 행사의 비공개 논의에서 나왔다. 멜라니아 여사와 그의 대리인은 양국 정부와 직접 접촉해 휴전 시점과 절차를 조율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독점 중재자’라고 표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앞서 전쟁으로 헤어진 어린이들의 가족 상봉을 추진하며 양국과 소통 채널을 열어왔다. 백악관은 지금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어린이 34명이 가족과 재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4월, 7월 등 상봉이 성사될 때마다 백악관은 관련 성명을 냈다.

멜라니아 여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어린이 보호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소통할 의향을 내비쳤다고 밝힌 바 있다.

크렘린 “러시아군이 시점 조율”…우크라이나군 “명령 이행”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휴전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며 멜라니아 여사가 조정 역할을 했다고 확인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휴전 명령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구상에 대해 “내가 들어본 것 중 최악의 아이디어는 아니다”라며 “그녀가 하고 싶은 것은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고, 그게 그녀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이 멜라니아 여사에게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 2만4,000명에서 2,000명 안팎으로

올레시키는 드니프로강 동안에 자리한 도시로, 우크라이나가 통제하는 헤르손시와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전면 침공 첫날 이 도시를 점령했다. 2023년 6월 카호우카 댐이 파괴되면서 도시 면적의 약 90%가 물에 잠겼고, 인근 주민 수백명이 숨졌다.

전쟁 전 약 2만4,000명이던 주민은 현재 1,700~2,0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백악관은 추산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는 약 50명이다. 2022년 이후 공식적인 인구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타티아나 하사넨코 올레시키시 군사행정청장은 지난 13일 “도시는 사실상 파괴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은 주민 가운데 어린이 35명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주민들은 전기와 난방, 수돗물 없이 지내고 있다. 이달 초에는 도시에서 폭발이 일어나 4명이 숨지고 86세 남성이 중상을 입었다. 유엔 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정기적인 육로 식량 배송이 마지막으로 도시에 도착한 것은 5월 26일이다. 하사넨코 청장은 일부 주민이 하루 한 끼로 버티고, 잡초를 먹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9월 이후 인슐린 등 7톤이 넘는 지원 물자를 드론으로 전달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현지 당국은 이달 2톤의 지원 물자를 들여왔다고 밝히면서도 충분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유엔은 병원에 의약품과 기초 물자가 부족하고, 드론 공격으로 구급차가 환자에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사넨코 청장에 따르면 전력이 끊긴 탓에 병원 지하에는 시신 약 100구가 보관돼 있다. 유엔은 “겨울이 다가오면서 문제가 시급해졌다”고 밝혔다.

지뢰밭 25㎞ ‘죽음의 도로’

도시를 빠져나가려면 지뢰가 깔리고 드론 공격에 노출된 약 25㎞ 길을 걸어 러시아가 통제하는 라디안스케 마을까지 가야 한다. 현지에서는 이 길을 ‘죽음의 도로’로 부른다. 도보나 자전거로 6~8시간이 걸리며, 이 길에서 지뢰로 숨진 주민도 나왔다. 러시아가 임명한 당국은 도로에 지뢰가 깔려 있어 대피가 불가능하고, 일부 주민은 떠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그동안 인도주의 통로 협상은 성과 없이 끝났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양측이 합의하고 안전 보장이 마련되면 대피를 돕겠다고 밝혀 왔다. 우크라이나 인권 옴부즈맨은 러시아가 인도적 작전을 위한 “명확하고 검증 가능한 보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민간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비판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물자 공급과 대피를 방해한다고 맞서 왔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여러 차례 일시 휴전을 요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레시키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민간인들이 떠날 수 있도록 도시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레오 14세 교황도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식량과 의약품 반입을 위한 휴전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5월 제2차 세계대전 전승 80주년을 맞아 사흘간의 일시 휴전을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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