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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국·이스라엘 재공격 시 해저 통신케이블 타격 계획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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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이스라엘 재공격 시 걸프 해저 통신케이블 타격 계획…”복구 작업도 막을 것”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국을 다시 공격할 경우 걸프 지역의 해저 통신케이블을 타격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고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은 공격 이후 케이블 복구 작업까지 방해해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 장애를 장기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은 익명을 요구한 이란 고위 안보 당국자 2명의 발언을 통해 알려졌다. 이들은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밝히지 않았으며, 공격이 어떤 방식으로 어디에서 이뤄질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당국자 가운데 한 명은 공격 이후 복구를 막아 인터넷 연결 등 통신 차질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외신은 이번 계획이 미국이 군사 작전을 재개하면 이전보다 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란 지도부의 판단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이란이 공격받으면 더는 레드라인 없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공격받으면 해저 케이블에서 비밀 시설을 포함한 군사기지까지 더 이상 레드라인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이란이 해저 케이블에 완전히 접근할 수 있고 손쉽게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국자는 걸프 지역 동맹국들을 향해 해저 케이블 피해가 발생하면 “테헤란이 아니라 워싱턴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와 이란 외무부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걸프 국가들도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아래 케이블 7개 거론

이란 측의 경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야돌라 자바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치담당 부사령관은 21일 이란 기반시설이 공격받으면 호르무즈 해협 해저를 지나는 주요 인터넷 케이블 7개를 겨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안보 책임자도 이달 초 적대 행위가 재개되면 데이터센터와 AI 시설을 포함해 걸프 전역의 미국 연계 디지털 기반시설이 공격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있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시설 2곳을 직접 타격했고, 바레인의 AWS 시설 인근 기반시설도 손상시켰다. 전쟁이 한창이던 3월에는 IRGC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 엔비디아를 정당한 공격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걸프 국가들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글로벌 AI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기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며 미국 기술기업들과 관계를 넓혀왔다.

호르무즈 통과 대역폭은 1% 미만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해저 케이블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99%를 실어 나른다. 호르무즈 해협 해저에는 여러 케이블이 지난다.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AAE-1, 인도·스리랑카와 걸프 국가를 연결하는 팔콘(FALCON), 이란을 포함한 걸프 전 국가를 잇는 걸프브리지인터내셔널 케이블 등이다. 카타르 우레두가 주도하는 케이블 등 새 연결망도 건설되고 있다.

통신 시장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의 앨런 몰딘 연구이사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국제 대역폭은 전체의 1% 미만이라고 밝혔다. 다만 분석가들은 여러 케이블이 동시에 끊기면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고 금융 거래와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몰딘 이사는 실제 영향은 통신사들이 트래픽을 어떻게 우회시키는지, 대체 경로의 용량이 얼마나 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중에는 연결 복구가 어려울 수 있다고 봤다. 보험료 상승과 영해 진입 허가 지연이 복구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몰딘 이사는 “복구 작업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피해 지점 해역에 들어가기 위한 허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육상 연결망이 대체 경로가 될 수 있으며, 걸프 국가와 미국 기술기업들은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기반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중동 지역 해저·육상 연결망에 4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위성은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양의 트래픽을 감당할 수 없고 비용도 더 들기 때문이다. 몰딘 이사는 “위성으로 그냥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정학·에너지 분석가 마샤 코트킨은 스타링크 같은 저궤도 위성망을 두고 “현재로서는 수백만 이용자로 확장할 수 없는 소규모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케이블보호위원회(ICPC)에 따르면 해저 케이블 고장은 매년 150~200건 수준이며, 이 가운데 70~80%는 어업 활동과 선박 닻 등 사람의 실수로 발생한다.

홍해가 더 큰 표적 될 수도

분석가들은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의 지원을 받는다면 호르무즈보다 홍해가 더 중요한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홍해는 유럽과 동아프리카, 아시아 사이의 데이터를 실어 나른다. 몰딘 이사에 따르면 전 세계 국제 수요의 약 3%, 지역 간 트래픽의 약 10%를 담당한다.

이란은 홍해 케이블을 겨냥할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2024년에는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상선이 홍해를 표류하다 닻으로 해저 케이블을 끊은 일이 있었다.

“걸프 국가 통해 트럼프 압박하려는 의도”

알렉스 바탄카 중동연구소(MEI) 선임연구원은 이번 위협이 전쟁 재개를 억지하고, 걸프 정부와 미국 기업들이 투자 손실을 우려하게 만들어 워싱턴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란이 걸프 국가와 기업 경영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책의 위험성을 제기하도록 만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 긴장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IRGC는 지난 20일 남부 항로에서 기뢰로 유조선 3척을 멈춰 세웠고, 22일에는 페르시아만에서 미국과 연계된 유조선 4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플로리다 유세에서 “또 한 번의 작은 ‘에픽 퓨리’를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하며 전쟁을 시작했고, 4월 8일 파키스탄 중재로 발효된 휴전은 7월 8일 무너졌다. 미국은 4월 13일부터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브렌트유 12월물은 배럴당 116.72달러에 마감해 약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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