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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AI 성장의 최대 걸림돌은 자본”…인텔 “양자컴퓨팅 3~5년 내 대중화”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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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컴 혹 탄 “AI 성장 최대 걸림돌은 자본”…인텔 립부 탄 “양자컴퓨팅 3~5년 내 주류”

세계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두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의 미래를 두고 전망을 내놨다.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AI 인프라 확장의 가장 큰 제약은 반도체가 아니라 자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고, 인텔의 립부 탄 CEO는 양자컴퓨팅이 3~5년 안에 업계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CEO는 12일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가 처음 연 ‘DBS 아시아 퓨처 포워드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DBS의 기업·자산관리 고객 7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저우서우쯔 틱톡 CEO, 제니 존슨 프랭클린템플턴 CEO, 판두 시아흐리르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 최고투자책임자 등이 연사로 나섰다.

“AI 컴퓨팅 수요, 2년간 공급 웃돌 것”

혹 탄 CEO는 2006년부터 브로드컴을 이끌며 잇단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키워 왔다. 2023년에는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 VM웨어를 690억 달러에 인수했다. 브로드컴은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등 빅테크 기업들의 맞춤형 AI 칩을 설계하는 핵심 협력사다. 지난 8월 경쟁사 마벨이 구글과 대규모 맞춤형 칩 계약을 발표했을 때는 브로드컴 주가가 5%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혹 탄 CEO는 앞으로 2년 동안 AI 컴퓨팅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웨이퍼나 메모리 반도체 부족 문제는 업계가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자본 조달이 AI 인프라 확장의 가장 큰 제약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또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선도 기업들이 AI 개인비서용으로 내놓은 최신 모델로 상당한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I 기업들의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7월 말 기준 65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은 9월 말 기준 약 500억 달러로, 오픈AI는 기업용 사업 성장에 힘입어 연말까지 70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픈AI의 기업 고객 매출은 7월 이후 두 배 넘게 늘었다.

브로드컴도 500억 달러 조달 추진

혹 탄 CEO의 발언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오픈AI와 함께 추진하는 맞춤형 AI 칩 사업 자금으로 5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기 위해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등과 협의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 10기가와트(GW) 규모의 AI 가속기를 올해 하반기부터 2029년 말까지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오라클도 칩 구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 구조를 논의하고 있고,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 칩을 사기 위해 400억 달러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2,000억 달러어치의 투자등급 회사채를 발행했다. 모건스탠리는 2028년까지 AI 인프라 구축에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외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자금을 대는 쪽의 시각도 깐깐해지고 있다. 탄수산 DBS CEO는 이날 시장이 AI 투자와 관련된 위험을 다시 평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과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건전한 조정”이라고 평가하면서 “시장이 답을 내놨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AI 설비투자가 부채와 채권, 주식 보유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장기 수익을 내기를 원하고 있으며, 체력이 약한 AI 관련 차입자는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탄 CEO는 금리 변동성과 함께 중동과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월가의 시각은 엇갈린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는 독립 프런티어 AI 연구소들의 사업 매력도가 떨어지고, 쏟아지는 AI 관련 부채와 주식 발행에 시장이 거부 반응을 보이는 신호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크리스티안 뮐러-글리스만 골드만삭스 자산배분 리서치 총괄은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 자체가 증시가 거품이 아니라는 신호라며, MSCI 세계지수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올해 들어 20% 낮아졌다고 짚었다.

높은 금리도 부담이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일 5.33%까지 오르며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8일에는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이 그동안 알려진 것보다 적다는 보도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하루 3.4% 급락하기도 했다. 이날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주가도 4.79% 떨어졌다.

반도체 공급망 곳곳에서는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 광통신 부품업체 루멘텀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2029년 초까지 공급할 부품 물량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맷 머피 마벨 테크놀로지 CEO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해마다 약 35%씩 늘어 2030년 3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립부 탄 “AI 승자 한 곳 아냐…양자컴퓨팅 3~5년 내 주류”

립부 탄 인텔 CEO는 치열한 AI 경쟁에서 승자는 한 곳만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앞으로 3~5년 안에 업계의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큐비트를 이용해 기존 컴퓨터로는 오래 걸리는 계산을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컴퓨터다. 신약 개발과 신소재, 금융, 암호 분야 등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IBM은 2029년까지 오류를 스스로 바로잡는 대형 양자컴퓨터를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구글은 2024년 말 오류율을 크게 낮춘 양자 칩 ‘윌로우’를 공개했다. 아이온큐 등 양자컴퓨팅 전문 기업들도 상용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양자컴퓨팅 상용화 시점을 두고는 업계 안에서도 전망이 엇갈려 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해 1월 쓸모 있는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 15~3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가, 양자컴퓨팅 관련주가 급락하자 이후 발언을 바로잡은 바 있다.

립부 탄 CEO는 지난해 3월 인텔 CEO에 올라 회사 재건을 이끌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인텔 지분 약 10%를 확보했고, 엔비디아도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인텔은 올해 4월 일론 머스크의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테라팹’에도 합류했다. 다만 지난 5일에는 TSMC가 테라팹과 협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TSMC 주가가 2.8% 오른 반면 인텔 주가는 약 2.6%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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