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큐, 사이버보안 기업 엘리시티 최대 13억 달러에 인수

아이온큐, 사이버보안 기업 엘리시티 최대 13억달러에 인수…전액 주식 교환 방식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가 사이버보안 기업 엘리시티를 최대 13억달러에 인수한다. 인수 대금은 전액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지급된다. 양자컴퓨터 하드웨어에서 출발한 아이온큐가 기업용 네트워크 보안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거래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니콜로 데 마시 아이온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이번 인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공격 등 갈수록 커지는 사이버보안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지급 11억5,000만달러에 성과 연동 1억5,000만달러
12일 공개된 거래 조건에 따르면 초기 인수 대금은 약 11억5,000만달러다. 여기에 엘리시티의 향후 실적에 따라 최대 1억5,000만달러의 성과 연동 지급(언아웃)이 추가된다. 거래는 규제 당국 승인 등을 거쳐 올해 4분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발행 주식 수는 20일 거래량가중평균가격(VWAP)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주당 가격은 33.07~49.61달러 범위로 제한된다. 지난 9일 종가를 적용하면 약 2,880만주가 새로 발행되며, 이는 기존 발행주식 약 4억500만주의 7.1% 수준이다. 주가가 하단인 33.07달러로 산정될 경우 발행 주식은 약 3,480만주, 상단인 49.61달러로 산정될 경우 약 2,320만주가 된다.
엘리시티는 인수 이후에도 제임스 와인브레너 CEO를 비롯한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한다. 아이온큐는 엘리시티의 네트워크 보안 사업을 기존 양자 보안 포트폴리오에 통합해, 기존 사이버 위협과 함께 컴퓨팅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위협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병원과 제조업 고객 둔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기업
2019년 설립된 엘리시티는 신원 기반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기술을 내세운 제로트러스트 네트워크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은 네트워크를 잘게 나눠 공격자나 랜섬웨어가 내부망으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엘리시티는 기기에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는 에이전트리스 방식으로 IT와 운영기술(OT), 사물인터넷(IoT) 환경을 함께 보호하며, 주요 고객으로는 의료기관과 병원, 제조업체 등이 있다. 네트워크 자산 정보를 ‘아이덴티티그래프’라는 단일 정책 관리 체계로 묶어 사용자와 기기, 워크로드 단위로 세밀하게 접근을 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엘리시티는 2024년 4월 인사이트파트너스로부터 3,7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으며, 당시까지 누적 투자 유치액은 7,200만달러를 넘었다.
아이온큐에 따르면 엘리시티는 전 세계 100곳 이상의 고객사에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매년 매출과 고객 수가 두 배로 늘었고 도입 고객의 이탈은 한 건도 없었다. 아이온큐는 엘리시티가 속한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와인브레너 CEO는 “고객들은 양자내성암호(PQC) 과제를 우선순위에 둘 필요가 있다”며 아이온큐를 암호 체계 전환 과정의 파트너로 내세웠다.
양자 보안 포트폴리오 확대
데 마시 CEO는 “Q-데이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Q-데이는 양자컴퓨터가 현재 널리 쓰이는 암호 체계를 해독할 수 있게 되는 시점을 가리킨다. 그는 “나쁜 세력들은 새로운 기술을 계속 악용할 것”이라며 사이버보안 위험이 가장 큰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양자내성 보안 체계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 8월 양자내성암호 표준 3종을 확정했다.
이번 거래로 아이온큐는 기존 양자내성암호와 양자키분배(QKD) 제품에 엘리시티의 제로트러스트 보안 플랫폼을 결합하게 된다. 데 마시 CEO는 엘리시티가 아이온큐에 강력한 성장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칩 설계와 생산, 패키징 역량을 넓혀준 스카이워터 인수에 이번 거래를 빗댔다.
아이온큐는 양자 보안 제품군도 꾸준히 넓혀왔다. 2분기에는 물리 법칙 기반 암호키 분배 제품인 ‘클라비스XG 멀티플렉스’를 선보였다. 미국 테네시주의 전력·통신 기업 EPB와 함께 실제 운영 중인 광섬유 네트워크에 상용 양자 메모리 장치를 설치한 테네시 양자통신연구센터도 열었다. 방산 기업 안두릴, 미국 샌디아 국립연구소와는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이온큐는 고객에게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미네소타주의 반도체 제조업체 스카이워터 테크놀로지를 1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고, 이 거래는 7월 31일 마무리됐다. 지난해에는 영국 양자컴퓨팅 기업 옥스퍼드 아이오닉스를 약 11억달러에 인수했다.
양자 보안과 네트워크 분야 인수도 이어왔다. 아이온큐는 지난해 5월 스위스 양자암호 기업 ID퀀티크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고, 양자 네트워크 기업 라이트싱크와 위성 기업 카펠라 스페이스, 양자 센싱 기업 벡터 아토믹 인수도 잇따라 발표했다. 카펠라 스페이스 인수 대금은 3억1,100만달러 규모로, 이번 거래와 마찬가지로 아이온큐 주식으로 지급됐다. 올해에는 집적 포토닉스 기술 기업 넥서스 포토닉스도 인수했다.
2015년 크리스 먼로 교수와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공동 창업한 아이온큐는 미국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 본사를 두고 있다.
발표 당일 주가 9% 넘게 하락
인수 발표 이후 아이온큐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발표 전 아이온큐의 시가총액은 약 160억달러 규모였다. 지난 9일 39.89달러에 마감했던 주가는 12일 프리마켓에서 2%가량 밀린 데 이어 정규장에서 9% 넘게 하락하며 36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전액 주식으로 대금을 치르는 만큼 지분 희석 가능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같은 날 리게티 컴퓨팅과 디웨이브 퀀텀도 각각 5%가량 떨어졌고, 퀀티뉴엄은 3%가량 하락했다.
아이온큐는 지난 8월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8,010만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2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간 매출 가이던스는 2억8,000만~2억9,0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이 수치에는 스카이워터 실적이 포함되지 않았다.
2분기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약 50%, 민간 부문 비중은 약 60%였으며, 잔여 이행 의무(RPO)는 1년 전보다 297% 늘었다. 현금 및 투자자산은 6월 말 기준 약 30억달러였고, 스카이워터 인수를 반영하면 약 20억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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