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캔자스 유세 출발 전 기자 문답 — 우크라이나·이란·프랑스 시위·중간선거

트럼프 “러·중, 이란 거의 지원 안 해”…젤렌스키엔 “협상 대표 바꿀 때일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이란을 군사적·경제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을 거의 지원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서는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다른 협상 대표를 내세울 때가 됐을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캔자스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이란, 중국, 프랑스 시위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중국, 이란 더 지원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이란을 더 많이 지원할 수 있었지만 실제로는 거의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말 이후 사실상 막혀 있으며, 최근에는 페르시아만에서 선박을 겨냥한 공격도 늘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은 이날 2.2% 오른 배럴당 103.66달러에 마감했다.
이란은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라에드 크리믈리 사우디 외무부 차관은 지난 15일 이란이 후티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고 훈련시키고 있다고 비판했고, 이란은 이를 부인하며 사우디와 예멘 간 분쟁 중재 의사를 밝혔다. 사우디는 잇따른 공격과 보안 우려로 이달 열 예정이던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콘퍼런스를 2027년으로 미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측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란과 인질 문제 등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 도중 판을 깨지는 않겠지만, 협상이 잘 풀리지 않으면 언제든 관련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1월 방중 때 시진핑과 핵군축·무역 논의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국 방문 때 시진핑 국가주석과 핵군축과 무역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중국은 다음 달 18~19일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연다.
앞서 미국 언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을 뺀 채 우크라이나 종전을 논의하는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여는 방안을 제시했고,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하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회담 개최 여부와 의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전쟁 끝낼 생각 없어 보여”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우크라이나가 다른 협상 대표를 내세울 때가 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 7월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그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고, 아마 처음부터 그랬을 것”이라며 “2년 전에 지금보다 더 나은 거래를 할 수 있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에 대한 항복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추가로 지원하면 러시아 정유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미국은 현재 한 달에 약 12발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4분의 1 수준이다.
러시아는 16일 밤 샤헤드형 드론 332대와 탄도·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핵심 발전·송전 시설 15곳을 타격했고, 18일 밤에는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키이우에서 최소 1명이 숨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도 평화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계속 연락하고 있으며, 이들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다시 만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유 거래·제재 유예 이어져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푸틴 대통령과, 미국이 대러 제재를 더 강화하지 않는 대신 러시아가 경유를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내용의 거래를 맺었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러시아산 원유 5대 구매국에 최대 100%, 러시아산 에너지에 최대 500%의 관세를 매기도록 한 대러 제재법 ‘그레이엄법’의 핵심 조항 적용을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평화 협상에서 멀어지게 하고 싶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유 평균 가격은 지난달 초 갤런당 5.82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제재 유예를 두고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나왔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에게 올해 받을 최고의 생일 선물을 줬다”고 꼬집었고,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 결정은 분명히 러시아만 돕는다”고 말했다.
“프랑스 폭동 원인은 이민”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폭력 시위의 원인으로 이민 문제를 지목했다. 그는 이날 캔자스주 파크시티의 하트랜드 크레디트유니언 아레나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지지자들에게 같은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이기면 미국도 프랑스처럼 불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주말 생활비와 연료비 상승, 학교 환경 악화 등에 항의하는 시위에 50만명 넘게 참여했고, 일부 지역에서 방화와 약탈이 벌어졌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17일 하루 동안 전국에서 약 2,400명이 체포됐고, 리모주에서는 19세기에 지어진 시청 건물이 불에 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대국민 연설에서 폭력 사태의 배후로 급진 극좌 단체와 범죄자들을 지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높은 에너지 비용의 원인으로 프랑스가 참여하지 않은 이란 전쟁을 꼽았고, 미국 공화당 측에서는 이를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의석 손실을 막기 위해 지원 유세에 나서고 있다. 캔자스주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주지사 선거와 연방 상원의원 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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