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대만 노조와 성과급 갈등 격화…22일 파업 돌입

마이크론 대만 타오위안 공장 노조, 22일 파업 돌입…성과급 갈등 격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대만 타오위안 공장 노조가 성과급을 둘러싼 사측과의 갈등 끝에 오는 22일(목)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같은 날 사측과 조정 회의를 여는 타이중 공장 노조에 힘을 싣고, 사측이 구체적인 이익 공유 방안을 내놓도록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타오위안 노조는 19일 파업 계획을 밝히며 사측에 구체적인 이익 공유 방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다만 파업 기간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대만에서 약 1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조6,000억대만달러(약 49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대만 공장은 인공지능(AI) 서버의 핵심 부품인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생산하는 마이크론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타오위안 공장은 마이크론이 2016년 완전히 인수한 이노테라, 타이중 공장은 2013년 품에 안은 렉스칩을 모태로 한다.
조합원 88.3% 찬성으로 파업권 확보
타오위안 노조는 지난 9월 사측과의 조정이 결렬된 뒤 이달 초 조합원들의 파업 승인을 받았다. 린저루이 위원장이 이끄는 타오위안 노조의 등록 조합원 2,258명 가운데 1,994명이 지난 1~6일 진행된 투표에서 파업에 찬성했다. 찬성률은 88.3%로, 법정 요건인 과반을 넘었다.
노조는 파업 시점이 정해지면 조합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알리는 방식으로 기습 파업을 예고해 왔다. 노조는 19일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대로에서 집회를 계획하고 조합원들에게 휴가를 내고 참여하도록 독려했다.
타이중 노조는 협상 이어가
마이크론의 대만 내 최대 사업장인 타이중 공장 노조는 현재 사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직 파업 찬반 투표는 진행하지 않았다. 타이중 노조는 22일 사측과 두 번째 노사 조정 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파업 찬반 투표에 나설 수 있다. 두 노조는 지난 9월부터 쟁의 행위를 준비해 왔다.
“영업이익 15% 성과급으로 나눠야”
이번 갈등은 기본급이 아닌 성과급을 둘러싼 것이다. 타오위안과 타이중 노조는 마이크론이 전 세계 영업이익의 15%를 임직원 성과급으로 배분해야 한다며 네 가지 요구안을 함께 냈다.
노조는 2026 회계연도 전 세계 영업이익의 15%를 기준으로 일회성 성과급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대만 직원 1인당 약 83개월치 급여에 해당한다. 2027 회계연도부터는 영업이익의 15%를 분기마다 나눠주는 방식으로 성과급 제도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노조 활동에 참여한 직원을 보복하지 않는다는 조항과 ‘무임승차 금지’ 조항도 요구안에 담았다.
노조는 마이크론의 지난해 성과급 산정 지표가 93.9%였고, 대만 직원들은 약 2.3개월치 성과급을 받았다가 이후 2.6개월치로 조정됐다고 밝혔다. 반면 최고경영자(CEO)는 32.4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연간 현금 성과보상을 받았다며 회사 실적이 직원들에게 공정하게 나눠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만 직원의 약 40%가 주식 보상을 받았지만 지급 기준과 배분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내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와 비교
노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회사 이익이나 영업 실적에 연동한 보상·이익 공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배분하더라도 마이크론 직원들의 평균 성과급이 두 한국 기업을 반드시 넘어서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성과급 문제로 노조의 파업 위협을 겪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2024년 7월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마이크론 “최대 성과급 지급…대화 계속”
마이크론은 지난 9월 대만 직원 약 1만5,000명에게 35~68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보상을 제시했다. 마이크론은 역대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노조와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론은 “기존의 대화와 조정 절차를 통해 계속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밝혔으며, 이번 보상 방안은 노조와의 분쟁과 별개라는 입장이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지난주 마이크론의 타이중 신공장 개소식에 참석해 노사 양측에 성실하고 선의에 기반한 협상을 당부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 타오위안 공장이 주로 D램을 생산한다며, 파업이 일어나면 장비 유지보수와 공정 관리에 차질이 생겨 수율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생산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영향은 파업 규모와 기간, 마이크론의 비상 대응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말 발표한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에서 매출 542억3,000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33.42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매출총이익률은 87%로 1년 전 45.7%에서 크게 높아졌다. 마이크론은 2027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전망치를 615억달러(중간값), 조정 EPS 전망치를 38.15달러로 제시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2027년과 2028년에도 수요가 공급을 웃돌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며, 마이크론은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D램 가격 상승폭 둔화 속 메모리주 등락
메모리 업계는 AI 수요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잠정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발표했고, 중국 창신메모리(CXMT)는 올해 1~9월 순이익이 1,310억~1,325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D램 가격 상승폭은 분기마다 줄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분기 전 분기 대비 93~98% 뛰었지만, 2분기 58~63%, 3분기 13~18%로 상승폭이 줄었고, 4분기에는 10~15%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주는 지난주 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 속에 급락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달 12일 984.28달러로 올해 들어 245% 오른 상태였지만, 중국 창신메모리의 기술 진전 발표와 AI 투자 우려가 겹치며 하락세를 탔고 16일에는 5.63% 떨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9일 1.6% 오르며 8거래일 연속 하락을 끊자 마이크론도 2.95% 반등했다. 웨스턴디지털은 5.20%, 샌디스크는 5%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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