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흑색종 백신 임상 결과 유출에 주가 급락…머크 “유출 사실 확인”

모더나, 흑색종 백신 임상 결과 유출에 주가 급락…머크 “유출 사실 확인”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 중인 개인 맞춤형 흑색종 백신의 임상 3상 데이터가 학회 공식 발표를 앞두고 사전에 유출되면서 모더나 주가가 급락했다. 모더나 주가는 22일(현지시간) 장중 최대 24% 떨어졌고, 머크도 장중 3.6% 하락했다. 머크는 자사가 모더나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흑색종 백신의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됐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유럽종양학회 발표 이틀 앞두고 데이터 유출
두 회사가 개발 중인 흑색종 백신 ‘인티스메란 오토진’의 임상 3상(INTerpath-001) 전체 결과는 23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 학술대회에서 첫 번째 최신 연구 초록(LBA1)으로, 24일(토)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22일 정오 무렵 한 종양학 전문 뉴스 사이트에 결과가 게재됐다가 곧 삭제됐고, X 등 소셜미디어에는 관련 미확인 자료가 빠르게 퍼졌다.
모더나 주가는 데이터가 퍼진 직후인 미 동부시간 낮 12시30분께 변동성 확대로 거래가 일시 정지되기도 했다. 모더나는 논평을 거부했다. 학회는 공식 발표 전까지 결과 공개를 금지하는 엠바고를 걸어 두는데, 엠바고가 깨지자 ESMO는 초록을 공개하고 전체 데이터에 대한 엠바고를 해제했다.
재발·사망 위험 42% 감소
인티스메란 오토진은 환자의 종양 유전 정보를 분석해 만든 개인 맞춤형 mRNA 기반 신생항원 치료제다. 머크는 2022년 모더나에 2억5,000만달러의 옵션 행사료를 내고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백신과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한 병용요법은 키트루다 단독 투여보다 암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42% 낮췄다. 위험비는 0.58로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미한 수준이었다. 2년 시점에 재발 없이 생존한 환자 비율은 병용요법군 82%, 대조군 70%였다.
임상에는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제거한 2B~4기 고위험 흑색종 환자 1,137명이 참여했으며, 백신과 키트루다 병용군과 위약과 키트루다 병용군에 2대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주요 2차 평가지표인 원격 전이 없는 생존율은 병용요법군 88.5%, 대조군 80%로 원격 전이 위험이 38% 줄었다.
병기별로는 3B~4기 환자의 재발 위험이 43%, 2B~3A기 환자는 40% 감소해 비슷한 효과를 보였다. 두 회사는 지난 8월 19일 결과 발표 당시 이전 병용 연구와 비슷한 안전성을 보였으며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초기 연구 49% 감소보다는 낮아
이번 결과는 앞선 초기 연구인 임상 2b상에서 보고된 재발·사망 위험 49% 감소, 원격 전이·사망 위험 59% 감소보다 낮은 수치다. 2b상의 5년 추적 결과는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됐다. 다만 두 연구는 대상 환자군과 관찰 기간이 다르다. 157명이 참여한 2b상은 3~4기 환자를 대상으로 했고, 이번 3상은 2B기 환자까지 포함했다. 두 회사는 이번 데이터를 규제 당국과 공유할 계획이며, 전체 생존 데이터는 계속 추적하고 있다.
임상 책임연구자인 조지나 롱 호주 흑색종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구가 개인 맞춤형 종양 기반 치료가 재발이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임상 3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체 생존 데이터를 확인하려면 더 긴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상 연구자인 재니스 메너트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 교수는 결과가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패트릭 오트 대너파버 암연구소 교수는 작용 원리는 신뢰할 만하다면서도 폐암 등 다른 암에서의 효과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슈테판 프링스 로슈 관계자는 이 방식이 “암 면역치료가 효과를 내는 곳에서는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긍정적 결과 발표 후 급등했던 주가
모더나와 머크는 지난 8월 이 임상 3상이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발표 이후 모더나 주가는 246달러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약 600억달러 늘어 900억달러에 육박했다. 모더나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8배 넘게 올랐다.
이날 모더나 주가는 장중 최대 24% 떨어진 끝에 17.6% 내린 202.63달러에 마감했다. 개인 맞춤형 mRNA 항암 치료제 ‘오토진 세부메란’을 개발하는 바이오엔텍도 2% 내렸고, 아이셰어즈 바이오테크놀로지 ETF(IBB)도 2% 하락했다. 이날 S&P500 지수는 1.21% 내렸지만 헬스케어 업종은 1.32% 올랐다. 앞서 바이오엔텍과 로슈가 진행하던 대장암 대상 맞춤형 항암 백신 임상은 지난 8월 중단됐다.
“뉴스에 파는 반응”
마일스 민터 윌리엄블레어 바이오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날 주가 흐름을 “뉴스에 파는 반응”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언론들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데이터 부진보다 이미 높아진 기업가치를 꼽았다.
애널리스트들은 백신이 승인되면 흑색종에서만 연간 6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매출은 두 회사가 절반씩 나눈다. 타일러 반 뷰런 TD코웬 애널리스트는 이번 백신이 표준 치료 대비 흑색종 전이 위험을 38% 낮췄다고 짚었다.
모더나의 향후 12개월 기준 주가매출비율(PSR)은 이날 하락 전 약 52배에서 하락 후 약 38배로 낮아졌다. 모더나의 5년 평균 PSR은 7.7배다. 모더나 매출은 2023년 68억5,000만달러에서 2025년 19억4,000만달러로 줄었고, 시장은 2028년 매출을 34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인티스메란 오토진은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신세포암을 대상으로 9건의 임상 2·3상이 진행되고 있다. 머크는 이번 ESMO에서 자궁내막암 대상 사시투주맙 티루모테칸(sac-TMT) 임상 3상 등 90건 넘는 초록을 발표하며, 26일 마드리드에서 항암 부문 투자자 행사를 연다.
sac-TMT는 일부 진행성·재발성 자궁내막암 환자에서 전체 생존 기간과 무진행 생존 기간을 개선했으며, 18건의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머크는 일부 불일치 복구 결함(dMMR) 자궁내막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 단독요법을 뒷받침하는 임상 결과도 함께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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