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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AI 수요 폭증에 일본 생산기지 추진 검토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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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일본 메모리 생산기지 설립 검토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확산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독 공장 건설보다는 현지 기업과 공동으로 생산시설을 운영하는 합작 형태가 후보에 올라 있으며, 일본 반도체 기업을 소규모로 인수하는 방안도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31일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해 SK하이닉스가 일본 내 메모리 반도체 합작공장 설립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후보지를 특정 지역으로 한정하지 않고 일본 전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전력과 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까지 합작 상대와 구체적인 공장 위치, 투자액, 생산할 메모리 종류는 결정되지 않았다. 최 회장도 잠재적인 파트너와 후보 지역, 실제 생산 품목에 관한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관련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공동 투자와 합작법인 설립 외에도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인수 가능성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협력 형태는 상대 기업과 생산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아직 확정된 거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메모리 수요 증가 속 해외 생산 확대

일본 생산기지 검토는 SK하이닉스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증가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NAND 플래시와 기업용 SSD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반도체 생산시설 확대를 위해 2031년까지 약 54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27일에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차세대 HBM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착공식을 열었다.

인디애나 시설에는 약 40억달러가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한국에서 생산한 차세대 HBM 웨이퍼를 미국으로 옮긴 뒤 현지에서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를 진행해 미국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는 미국 공장에서 2029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공장에는 HBM 생산라인과 함께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시설도 들어서며 퍼듀대와 시스템 통합 및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는 인디애나 착공식 당시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뚜렷한 수요 하강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HBM과 NAND를 포함한 메모리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 맞춰 국내외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키옥시아와 협력 확대 가능성도 검토

일본 진출 논의와 함께 키옥시아와의 관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이 운용하는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일본 NAND 업체 키옥시아에 상당한 간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곽 CEO는 지난주 미국 인디애나 공장 착공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키옥시아 지분과 관련해 정해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고객과 공급업체를 포함해 NAND 시장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일본 합작 생산시설 가능성을 공개한 것도 이 발언에서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블룸버그는 일본 공장 검토가 SK하이닉스와 일본의 고객사 및 공급업체 사이의 협력 확대 움직임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는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해 SK하이닉스 공급망에 포함된 다수의 소재·장비 기업이 있다. 소니와 닌텐도 등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주요 전자업체들도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메모리 업체 마이크론 역시 히로시마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일본 정부 지원을 받아 현지 첨단 메모리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다.

일본도 AI 메모리 생산 확대에 대규모 투자

일본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생산 투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키옥시아와 미국 샌디스크는 지난 27일 일본 내 NAND 플래시 생산과 기술 개발에 2032년까지 310억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의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 기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규 생산시설은 일본 정부의 지원을 전제로 2029회계연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는 AI 데이터센터가 확대되면서 대용량과 높은 전력효율을 갖춘 NAND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기업의 현지 생산시설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을 비롯해 마이크론과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투자 프로젝트에 정부 지원이 이뤄졌다.

SK하이닉스가 일본에서 실제 생산시설을 추진할 경우 이러한 현지 반도체 생태계와 정부의 투자지원 정책도 사업 조건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현재 일본 정부와의 보조금 협상이나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전력과 용수 확보 가능한 일본 전역 후보로 검토

최 회장은 일본 내 후보지를 결정할 때 전력과 용수 공급 여건을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 AI 반도체 생산시설은 대규모 전력과 공업용수를 지속적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생산설비 확대 과정에서 인프라 확보가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현재 일본 내 특정 지역을 최종 후보로 선정한 것은 아니다. 최 회장은 “일본 전체를 살펴보고 있다”며 충분한 전력과 물을 확보할 수 있다면 어느 지역이든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이 나온 센다이가 위치한 미야기현도 반도체 산업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토지와 전력, 용수 인프라 제공을 통한 투자 유치 방안이 논의돼 왔다. 다만 SK하이닉스가 미야기현을 실제 공장 부지로 결정했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최 회장은 이날 한일 경제계 행사에서 한국과 일본이 경제 협력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양국 경제계는 이번 회의를 통해 반도체와 AI를 포함한 신산업, 공급망 안정, 에너지 안보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일본 생산시설 검토는 아직 초기 단계다. 현재 공개된 내용은 일본에서 메모리 반도체 합작공장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력과 용수 여건을 갖춘 지역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는 최 회장의 발언과, 합작투자 또는 소규모 인수 등 복수의 협력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는 소식통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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