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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압박 커진 연준… 워시, 트럼프와 정면충돌하나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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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연준 의장 첫 금리 인상 여부 시험대

미국의 8월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취임 후 가장 어려운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게 됐다. 금융시장은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반대로 연준에 지속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앞서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0.4% 상승했고, 중동의 군사 충돌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향후 물가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이에 따라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25bp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80% 후반대로 반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도 최근 물가와 유가 상승을 반영해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쪽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연설에서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충분히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한다면 연준이 행동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8월 물가지표가 나온 이후에는 당시 발언과 실제 정책 결정 사이의 일관성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트럼프 미국 금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아야

그러나 백악관의 요구는 시장과 정반대 방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일랜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어떤 국가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경제지표가 어떻든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국이자 다른 나라에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국가인 만큼 가장 저렴한 차입 비용을 누려야 한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앞서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미국과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일부 국가를 상대로 무역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내놓으며 연준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당시에는 두 사람이 통화정책 방향에서도 비교적 가까울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워시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강조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 두 사람의 정책적 거리는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의 케빈 해싯 위원장은 최근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며 구체적인 금리 결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금리를 선호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중간선거 앞두고 생활비 부담도 정치적 변수

이번 충돌은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부담도 크다. 미국에서는 최근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급등하고 주거비와 일부 서비스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생활비 문제가 선거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전체 디젤 평균 가격은 최근 사상 처음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고 캘리포니아에서는 8달러를 돌파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 차질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이 겹치면서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07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대출, 기업 대출 등 소비자와 기업이 체감하는 금융비용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반복해서 요구하는 배경에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정치적 필요가 자리 잡고 있다.

반대로 연준 입장에서는 높은 에너지 가격과 견조한 노동시장 속에서 금리를 동결할 경우 물가 안정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에 근접한 것도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향후 금리 경로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 내부에서도 이미 세 명이 인상 요구

워시 의장이 백악관의 요구를 의식해 금리 인상을 막으려 할 경우 연준 내부의 반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7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지만 12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세 명이 25b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당시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금리 인상을 요구했다. 연준이 워시 의장 주도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세 명의 위원이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이미 상당히 커졌음을 보여줬다.

해맥 총재 등 인상론자들은 기준금리를 즉시 더 높이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를 계속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일부 위원들도 당시에는 동결에 찬성했지만 추가 긴축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8월 비농업 고용이 16만2,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이 4.1%에 머문 데 이어 생산자물가와 근원 소비자물가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7월 이후 인상론을 뒷받침하는 데이터가 추가된 상태다.

인상하면 트럼프 반발 동결하면 신뢰 시험

워시 의장은 금리를 올릴 경우 자신을 임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고, 동결을 선택할 경우 자신의 인플레이션 대응 발언과 연준 내부의 매파적 흐름 사이에서 설명 부담을 안게 된다.

최근 로이터 조사에서는 여전히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물가 발표 이후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포함한 주요 금융사들이 잇달아 인상 전망으로 돌아섰다. 시장은 9월 인상뿐 아니라 연말까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반영하기 시작했다.

워시 의장은 7월 회의에서 “연준의 신뢰는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책임을 다하는 데 달려 있다”며 물가 안정을 강조했다. 당시에는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고용시장이 안정된 상황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한다면 중앙은행은 긴축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FOMC는 한국시간 17일 오전 3시 결과가 발표되며 30분 뒤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금리 결정과 함께 새로운 경제전망과 점도표도 공개될 예정이어서, 9월 한 차례의 인상 여부뿐 아니라 연준이 향후 추가 긴축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는지도 함께 드러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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