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AI·무역 협상 진전…‘미중 AI 대화’ 출범 합의

미중 AI 대화 출범 합의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공지능과 무역 분야의 협의 체계를 구체화했다. 뉴욕에서 열린 양국 고위급 회담에서는 별도의 ‘미중 AI 대화’ 채널을 만들고 양국이 공통으로 인식하는 AI 관련 목표와 위험을 논의하기로 했다. 무역 분야에서도 비민감 품목을 중심으로 장벽을 낮추기 위한 협의체 가동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대표단과의 회담을 마친 뒤 이번 협의를 “매우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양국 대표단은 뉴욕에서 약 8시간 동안 AI와 무역, 투자 등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미국 측에서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도 참석했다. 중국 측도 이번 협의가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AI 분야에서는 양국 간 공식 협의 채널을 가동하는 것이 핵심 성과로 제시됐다. 베센트 장관은 양국이 공동의 목표와 공동의 위협에 관한 시각을 공유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새 협의체를 ‘미중 AI 대화’라고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추가 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중국 측 실무진도 후속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국은 AI와 관련해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양국이 서로 정보를 전달하는 통보 체계도 제안했다. 베센트 장관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불투명했던 양국 간 AI 문제를 보다 투명하게 다룰 수 있는 장치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구체적인 통보 대상과 발동 기준 등 세부 운영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비민감 상품 중심으로 무역 장벽 완화 추진
무역 분야에서는 앞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무역위원회 운영을 본격화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 민감도가 낮은 상품을 선별해 관세를 비롯한 무역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대상에는 미국산 에너지와 농산물, 중국산 소비재를 비롯해 저기술 제품과 일부 의료기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양국이 검토 중인 틀은 각각 3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낮추는 방식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7월 양측이 각각 300억 달러 상당의 상품에 적용할 상호 관세 인하 체계를 논의하고 있으며, 무역위원회의 구조와 기능,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뉴욕 회담에서는 그동안 논의 단계에 머물렀던 무역위원회를 실제 운영 단계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9월 24일 워싱턴에서 회담할 예정이다. 시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은 9월 23일부터 25일까지로 발표됐다.
양국이 AI와 비민감 상품 교역에서 협의의 틀을 넓혔지만 기존 통상 현안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무역 휴전의 연장 문제는 이번 회담 직후에도 합의 내용이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의 미중 무역 휴전은 오는 11월 만료될 예정이며 미국과 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장 방안을 협의해 왔다.
AI 모델 증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
AI 분야에서도 대화 채널 출범과 별개로 기술 경쟁을 둘러싼 마찰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DeepSeek와 Moonshot AI, 알리바바 등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기업의 첨단 AI 모델 출력을 활용해 자체 모델을 훈련하는 이른바 ‘증류’ 방식을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은 중국 기업들이 OpenAI와 Anthropic, Google 등 미국 기업의 모델을 대상으로 산업적 규모의 모델 추출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주장을 부인하면서 증류는 AI 업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일반적인 기술 방식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양국이 AI 위험 관리와 사고 통보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지만, AI 기술 개발과 접근권을 둘러싼 경쟁은 별도의 갈등 현안으로 남아 있다.
이번 뉴욕 협의를 통해 AI 대화 채널과 무역위원회라는 두 개의 협의 틀이 실제 운영 단계로 들어가게 됐지만, 11월 이후의 무역 휴전 조건을 어떻게 설정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AI 통보 체계의 구체적인 적용 범위와 비민감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 대상도 후속 협상에서 추가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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