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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이란 협상 기대·사우디 송유관 재가동에 하락세

hef_admin 읽는 시간 약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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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거래일 연속 급락 이란 협상 기대 확산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기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원유 수송망 복구 움직임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원유 WTI 11월물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갔으며, 직전 5거래일 동안 하락폭은 10%를 넘어섰다. 브렌트유도 전날 배럴당 99달러 안팎에서 거래를 마치며 100달러 아래에 머물렀다.

최근 유가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다시 시작된 외교 접촉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가 이란 측 중재자들과 진행한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모멘텀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경한 대이란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원유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됐다.

미국과 이란의 분쟁은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송에 큰 차질을 일으켰다. 올해 유가는 중동 지역의 공급 불안 영향으로 여전히 60% 이상 오른 상태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확대 가능성과 양측의 협상 재개 움직임이 겹치면서 단기간에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고 있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 복구로 호르무즈 우회 수출 재개

공급 측면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 복구가 유가 하락을 압박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달 초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멈췄던 동서 송유관의 운영을 다시 시작했으며,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 정상화 작업에도 들어갔다. 이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생산한 원유를 홍해로 직접 보내는 핵심 시설로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통로다.

동서 송유관의 최대 수송 능력은 하루 700만배럴에 달한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제한된 이후 사우디는 이 송유관을 이용해 하루 약 400만배럴을 얀부로 우회 운송해왔다. 그러나 9월 11일 드론 공격으로 송유관이 폐쇄되면서 얀부항의 원유 선적도 중단됐다.

현재 송유관은 낮은 수송량으로 다시 가동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람코는 처리량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전체 설비를 완전히 정상화하는 데는 수주가 걸릴 수 있지만 얀부를 통한 원유 선적은 재개 단계에 들어갔다.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화물도 얀부에서 선적 일정이 잡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사우디의 대체 수출 경로가 다시 열리면서 중동 공급망을 둘러싼 부담도 낮아졌다. 여기에 사우디가 라스 타누라항을 통한 선적을 늘리고 이라크도 원유 수출량을 확대하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중동산 원유가 증가하고 있다. 이라크는 현재 하루 300만배럴 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며 튀르키예를 통한 수출량도 하루 60만배럴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 디젤 수출 금지 카드도 부상

원유 가격이 최근 빠르게 떨어지고 있지만 그동안의 고유가와 석유제품 공급 부족으로 미국 내 연료 가격 부담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젤 가격은 미국과 유럽에서 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석유제품 공급이 줄어든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디젤 공급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미국에서 생산한 디젤을 해외로 내보내지 않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참모들에게 디젤 수출을 막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요청했다고 설명했으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행정부가 전면적인 수출 금지가 가능한지와 부분적인 제한 방식이 효과가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행정부 내 에너지 담당자들은 수출 금지에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은 디젤 수출을 막으면 미국 걸프 연안에 재고가 쌓여 정유사들이 생산량을 줄일 수 있고, 결과적으로 휘발유 생산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그 버검 내무장관도 수출 제한이 석유제품 가격을 낮추지 못하고 다른 에너지 수출국의 보복 조치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석유협회 API의 주간 집계에서는 미국 원유 재고가 180만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휘발유와 중간유분 재고는 감소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의 공식 주간 원유 재고 통계도 이날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 사우디 동서 송유관 복구, 중동 원유 수출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WTI는 5거래일 만에 10% 넘게 하락했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얀부 수출망을 단계적으로 복구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기록적인 디젤 가격에 대응하기 위한 수출 제한 방안이 행정부 차원의 검토 대상으로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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