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월 CPI 0.6% 상승 전망…근원 물가는 둔화 예상

미국 9월 CPI 0.6% 상승 전망…근원 물가는 0.2%로 둔화 예상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휘발유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체 물가 상승 폭이 커지겠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뺀 근원 물가는 오름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망에 따르면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9월 CPI는 전월 대비 0.6% 올라 8월(0.4%)보다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올라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4% 올랐다.
근원 물가는 일시적인 가격 변동 요인을 걸러 낸 지표로, 연준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본다. 9월 CPI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오후 9시30분에 나온다.
“물가 상승, 에너지 등 일부 품목에 집중”
시장에서는 이번 물가 상승이 경제 전반으로 퍼지기보다 에너지 등 일부 품목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9월 고용 증가세도 둔화된 만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달 회의에서는 추가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2만9,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 9만 명을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4.2%로 예상치와 전월치(4.1%)보다 높아졌다. 8월 고용 증가 폭도 16만2,000명에서 13만3,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3.0% 올라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다.
고용 지표 발표 뒤 이달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일주일 만에 70%에서 24%로 떨어졌다. 연준은 지난달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연 3.75~4.00%로 조정했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으로, 위원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연준은 당시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며 이번 인상이 2% 물가 목표로 더 빨리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이달 27~28일 열린다.
연준 안에서는 매파 목소리도
다만 연준 안에서는 추가 인상 필요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7일 공개된 9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위원은 연말까지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회의마다 “열린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시점은 지표에 따라 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월 회의 이후 일부 연준 인사들은 추가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준 직원들은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년 대비 3.8%, 근원 PCE 물가는 3.4% 올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 위원은 물가가 5년 넘게 2%를 웃돌면서 기업과 노동자들이 높은 물가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8일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지만 인상 시점에는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앞으로 6~9개월 동안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소비자들의 물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시간대가 지난 9일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46.3으로 5개월 만에 가장 낮았고,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7%로 전월(4.6%)보다 높아졌다. 특히 단기 경제 전망에 대한 기대는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9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지수는 54.9로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가격 지수가 72.6에서 74로 올라 비용 압박이 다시 커지고 있음을 보여 줬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올해 물가 상승이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매우 안정적이며 최근 몇 달 동안 오히려 낮아졌다며, AI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규제 완화가 물가를 누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금리 결정에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에너지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브렌트유는 지난 9일 배럴당 105달러 부근에서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에 합의하며 경유 가격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난 2월 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이후 사실상 막혀 있고, 미국은 4월부터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이어 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에너지 가격을 물가와 금리의 핵심 변수로 꼽는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와 장기 국채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중동 긴장이 풀려 유가가 내려가면 국채 금리도 상당 폭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1일 5.33%까지 올라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9일에는 5.24% 수준에서 움직였다.
소매판매·PPI…중국·인도 물가와 영국 GDP도
이번 주에는 CPI 말고도 굵직한 경제지표가 잇따른다. 한국시간 15일 오후 9시30분에는 9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10월 뉴욕주 제조업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꺼번에 나온다. 같은 날 새벽에는 연준의 경기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이 공개되고, 16일에는 9월 산업생산이 발표된다.
해외에서는 중국과 인도의 물가지표, 영국 국내총생산(GDP), 중남미 주요 경제지표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12일부터 18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자리로, 방콕에서 연차총회가 열리는 것은 1991년 이후 35년 만이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진다. 월러 이사와 미셸 보우먼 부의장,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가 차례로 발언하며, 16일에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연단에 오른다.
3분기 실적 시즌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3일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씨티그룹을 시작으로 14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 15일 TSMC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기업들의 3분기 이익이 1년 전보다 약 25%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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