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카리 총재, “국채시장 이상 징후 없어…금리 상승 배경은 불확실”

카시카리 국채금리 급등에도 시장 기능은 정상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의 원인을 하나의 요인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국채시장 자체에서는 기능 장애나 유동성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40조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장기 국채금리가 20년 가까운 기간 중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지만, 현재의 움직임이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수행을 방해하는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23일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최근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약 4.7%까지 오른 데 대해 최근 역사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장기적인 금리 흐름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에도 10년물과 30년물 국채금리가 현재와 비슷한 수준에 있었으며 1990년대에는 이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미 국채시장에서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유동성도 유지되고 있다며 금융시장이나 국채시장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최근 장기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세가 발생하고 미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확대에 나섰지만, 금리 상승과 시장 기능의 이상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리 상승 원인으로 물가와 정부 차입 AI 투자 등 거론
카시카리 총재는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최근 상승세의 주된 원인을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향후 물가 전망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차입 확대, 경제 성장률, 생산성 변화, 인공지능 관련 대규모 투자 등이 장기 금리에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주식시장이 인공지능 투자와 이에 따른 생산성 향상 기대를 반영해 강세를 이어온 점을 언급하면서, 채권시장이 더 높은 경제성장 경로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도 하나의 설명으로 제시했다. 다만 카시카리는 이를 자신의 확정적인 판단으로 제시하지 않았으며, 최근 세계적으로 국채금리가 오르는 배경에는 부정적인 요인과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요인이 함께 존재해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큰지는 현재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 국채금리는 최근 장기물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주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3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4.7% 부근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와 중동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 대규모 국채 발행,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금 수요 등이 동시에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다.
미 재무부 장기 국채 바이백 두 배로 확대
국채금리가 급등하자 미 재무부는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확대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재무부는 10년 이상 만기의 명목 국채를 대상으로 한 바이백 한도를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늘리기로 했다. 확대된 바이백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발표 직후 30년물 금리는 최근 고점에서 내려왔지만 장기 국채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시카리 총재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국채시장 관리에 대해서는 재무부의 역할이라며 직접적인 평가를 피했다. 연준의 역할은 국채 발행이나 재정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고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책무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국채시장 움직임이 연준의 통화정책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냐는 질문에도 카시카리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국채 거래와 시장 유동성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만큼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주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해 물가 안정 목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로
카시카리는 미국의 재정 상황에 대해서는 기존의 경고를 재확인했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총 국가부채는 8월 18일 기준 약 40조470억달러로 처음 40조달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민간과 해외 투자자 등을 포함한 외부가 보유한 국채가 약 32조2660억달러, 정부 내부 보유분이 약 7조7820억달러다.
카시카리는 여러 연준 인사들이 오랫동안 미국의 부채 경로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이 정부 지출이나 세금, 재정적자를 조정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정 패키지는 행정부와 재무부, 의회가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2017년 약 19조9500억달러에서 현재 40조달러를 넘어 약 9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 지출이 세입을 계속 웃돌면서 추가 차입이 이어졌고, 높은 금리와 부채 규모 확대가 겹치면서 연방정부의 이자비용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카시카리 물가 목표 복귀 확신 아직 부족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로 돌아갈 것이라는 확신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카시카리는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다수 의견에 반대하고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세 명의 위원 가운데 한 명이었다.
연준은 7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린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3.50%에서 3.75%로 유지하기로 9대 3으로 결정했다. 카시카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카시카리는 다음 9월 회의에서 반드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미리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 추가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만큼 새로운 데이터를 확인한 뒤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상황과 이란을 둘러싼 충돌이 에너지 가격을 통해 미국 경제 전반의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너지는 생산과 운송을 포함해 경제의 광범위한 분야에 투입되기 때문에 중동의 불안이 오래 지속될수록 미국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사이의 관세 갈등도 추가 물가 변수로 언급했다. 카시카리는 무역 관계가 새로운 수준에서 안정되면 기업들이 이에 적응하면서 물가 영향도 점차 약해질 수 있지만 관세를 둘러싼 상호 대응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물가에 남는 영향 역시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1%, 전년 동월보다 3.4% 상승했고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5% 올랐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은 둔화했지만 연준의 공식 목표인 2%를 웃돌고 있다. 카시카리는 연준이 수년간 물가가 목표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상해왔지만 최근 에너지와 무역을 둘러싼 새로운 공급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목표 복귀에 대한 확신이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9월 FOMC 앞두고 추가 물가 지표와 잭슨홀 발언 대기
연준의 다음 통화정책 회의는 9월 15일부터 16일까지 열린다. 이에 앞서 시장은 추가 물가와 고용 지표를 통해 7월 회의에서 나타난 연준 내부의 금리 인상 의견이 확대되는지 확인하게 된다.
이번 주에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도 예정돼 있다. 최근 국채금리 상승과 미국 국가부채 40조달러 돌파,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이란을 둘러싼 에너지 가격 변동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향후 통화정책 신호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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