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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애플에 중국산 메모리칩 사용 자제 요구

hef_admin 읽는 시간 약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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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도입에 제동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로 공급망을 넓히려는 애플과 이를 막으려는 미국 정부 사이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회사 측에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의 제품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가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 측에도 이러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설명하면서 단순한 정치권의 우려를 넘어 행정부 차원의 압박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애플은 최근 중국의 창신메모리 CXMT와 양쯔메모리 YMTC가 생산한 메모리 제품을 시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도입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촉발한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기존 공급업체만으로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공급망까지 흔들어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변수는 AI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가속기에 필요한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고부가가치 AI 메모리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서버에서는 HBM뿐 아니라 대용량 D램과 기업용 SSD 수요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한정된 반도체 생산라인이 수익성이 높은 AI와 데이터센터용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과 PC 등 일반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빠듯해지는 구조다.

완제품 업체 입장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 곧 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여러 종류의 반도체와 부품이 결합된 제품이지만 메모리 가격이 짧은 기간에 크게 오르면 제조사가 다른 부품에서 절감할 수 있는 비용만으로 이를 상쇄하기 어렵다.

애플 역시 이러한 공급난에서 자유롭지 않다. 기존 협력업체를 통해 물량을 늘리는 동시에 공급처 자체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CXMT와 YMTC가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

애플이 검토하고 있는 중국 업체는 CXMT와 YMTC다. 두 기업은 중국이 자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집중적으로 키워온 대표적인 업체다.

CXMT는 주로 D램을 생산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PC 등 다양한 전자제품에 필요한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YMTC는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성장해 소비자용 저장장치 시장에서 출하량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이들 중국 기업의 존재감도 이전보다 커졌다. 기존 글로벌 업체의 생산량이 AI와 데이터센터 제품에 집중되자 상대적으로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서 공급 여력이 있는 중국 업체들이 새로운 공급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과 맥 등 일부 제품에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연결된다. 공급망을 지역별로 분리하면 미국 정치권의 반발을 줄이면서 동시에 중국 현지에서는 원가와 공급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애플은 모든 선택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

애플은 중국산 메모리 사용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지만 공급 부족 상황에서 선택지를 제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비 칸 애플 최고운영책임자는 현재 메모리 공급난의 규모를 고려하면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기존 공급업체의 미국 생산 확대를 포함해 가능한 여러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메모리는 애플이 사용하는 다른 핵심 반도체와 비교하면 맞춤형 설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언급했다. 애플이 직접 설계하는 A시리즈와 M시리즈 프로세서처럼 제품 구조 자체가 회사의 경쟁력과 연결되는 부품과 달리 메모리는 일정한 규격과 성능 조건을 충족하면 공급업체를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애플이 중국 업체와 별도의 고도화된 공동 설계를 하지 않고 이미 생산되고 있는 범용 메모리를 구매하는 방식도 현실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범용 칩 구매와 기술 제공은 규제가 다르다

이번 사안에서 중요한 부분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모든 거래를 동일하게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애플이 중국 메모리 업체를 위해 별도의 맞춤형 칩을 개발하려면 제품 설계와 기술 정보를 업체 측에 제공해야 할 수 있다. 미국의 규제를 받는 기업에 이러한 기술이나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 정부 허가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이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범용 메모리 제품을 구매하거나 가격과 공급 물량을 협상하는 행위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 정부가 정치적 압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단순 구매가 곧바로 맞춤형 기술 이전과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이 차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에 중국산 메모리 사용을 자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음에도 애플이 선택지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행정부의 정책적 요구와 실제 법률상 가능한 거래 범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중국산 메모리 도입에 강하게 반발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도입 가능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기업은 마이크론이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마이크론은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확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마이크론 측은 애플과 같은 미국 대표 기술기업이 중국산 메모리를 대규모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 정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해왔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과 낮은 생산비를 기반으로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미국 업체가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시기에 미국 최대 전자제품 업체 가운데 하나인 애플이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면 국내 생산시설의 투자 회수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메모리는 가격 변동성이 높은 산업이다. 공급이 부족할 때는 가격이 급등하지만 생산능력이 늘어나면 짧은 기간에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 저가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면 기존 업체의 수익성과 신규 투자 여력이 동시에 약해질 수 있다.

미국 정치권도 팀 쿡에 직접 압박

미국 의회에서도 애플의 중국 메모리 활용 계획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에게 중국 메모리 업체와 협력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압박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문제를 단순한 부품 구매 문제보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자립과 연결해 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을 통해 자국 반도체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미국 기술기업이 중국 공급업체 비중을 늘리는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AI와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국방장비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미국은 최근 첨단 로직 반도체뿐 아니라 메모리 공급망도 국가안보 영역으로 보는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

CXMT와 YMTC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계 역시 이러한 전략과 연결된다. 단순히 중국 기업이라는 이유보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는 핵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미국 정치권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의 리쇼어링 정책과 애플의 현실적인 충돌

이번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애플의 사업 구조가 충돌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애플에 미국 내 생산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데이터센터 등 전략산업의 생산기반을 미국으로 가져와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이 핵심 정책 방향이다.

애플도 미국 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아이폰과 맥을 비롯한 주요 제품의 공급망은 여전히 아시아 지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수천개의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면서 동시에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하려면 단기간에 모든 생산망을 미국으로 이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이러한 구조적 차이를 더 선명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산 반도체 사용 확대를 막고 싶지만 애플 입장에서는 실제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중국산 메모리 막으면 원가 부담 더 커질 가능성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사용을 사실상 막을 경우 애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기존 공급사에 더 크게 의존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우선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공급업체가 단기간에 소비자용 메모리 생산을 크게 확대하지 못한다면 애플이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

이는 완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을 애플이 자체 마진으로 모두 흡수하지 않는다면 아이폰과 맥, 아이패드 등 제품 가격에 일부 비용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중국 업체를 공급망에 추가하면 기존 업체와의 가격 협상에서도 애플의 선택지가 늘어난다. 실제 구매량이 크지 않더라도 대체 공급원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협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에는 애플 공급이 상징적인 기회

CXMT와 YMTC 입장에서도 애플 공급망 진입은 단순한 매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애플은 전 세계 전자제품 업체 가운데 부품 품질과 공급 안정성에 대한 기준이 높은 기업으로 꼽힌다.

애플의 공급업체로 채택되면 다른 글로벌 전자제품 제조사에도 기술력과 품질을 입증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국 내 고객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메모리 업체가 글로벌 공급망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미국 정부가 애플과 중국 메모리 업체의 거래를 정치적으로 차단한다면 CXMT와 YMTC의 해외 시장 확대 전략에도 제약이 생긴다. 중국 기업의 기술 수준과 생산능력이 높아져도 미국 기업이 이를 구매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

애플과 미국 정부의 갈등은 한국 메모리 업체에도 중요한 변수다.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하지 못한다면 기존 주요 공급업체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는 공급업체가 고객보다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가능성이 높다. 애플처럼 구매 규모가 큰 고객이라도 선택할 수 있는 업체 수가 줄면 가격 인하를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애플이 CXMT와 YMTC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소비자용 D램과 낸드 시장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 중국 업체가 세계 최대 전자제품 기업의 공급망에 들어가는 순간 가격 경쟁력이 다른 글로벌 고객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AI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과 기업용 메모리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있어 소비자용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성장하더라도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품별로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메모리 공급난이 미중 반도체 갈등의 새 전선으로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은 주로 엔비디아 AI 가속기와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처럼 최고 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전개돼왔다. 최근에는 공급 부족이 심해지면서 상대적으로 평범한 D램과 낸드까지 전략적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첨단 반도체를 빨아들이면서 소비자용 제품에 필요한 범용 칩이 부족해지고, 부족한 물량을 중국 업체가 채울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 업체의 성장을 억제하려 하지만 동시에 중국산 제품을 배제할수록 미국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부품 가격은 높아질 수 있다. 반도체 공급망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안보 정책과 전자제품 가격을 낮게 유지해야 하는 경제적 목표가 서로 충돌하는 구조다.

애플 역시 같은 딜레마에 놓여 있다.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정부의 중국 견제 정책에 협조하면서도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메모리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중국 업체와 협상을 이어갈 유인도 커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애플이 실제로 중국산 메모리를 몇 개 구매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AI 투자로 촉발된 메모리 공급 부족이 미국의 반도체 자립 정책과 중국의 메모리 산업 성장, 글로벌 전자제품 가격까지 동시에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공급망 경쟁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험대로 떠오르고 있다.

hef_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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