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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금리 인상 전망 후퇴에 4,400달러선 유지

hef_admin 읽는 시간 약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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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4,400달러선에서 반등 흐름 유지

국제 금값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 후퇴와 달러 약세에 힘입어 온스당 4,400달러 부근에서 최근의 반등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8월 들어 금값은 두 달여 만의 높은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가 당장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물 금 가격은 8월 17일 온스당 4,420달러 부근까지 상승한 뒤 18일에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4,397달러 안팎까지 소폭 밀렸다. 그러나 최근 조정 국면에서 벗어난 뒤 형성된 4,400달러 안팎의 가격대는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금값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로 달러와 연준의 금리 경로, 미국 재정에 대한 우려, 중앙은행의 금 매수를 함께 주목하고 있다.

추가 금리 인상 기대 약화가 금의 부담 줄여

금값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준 변화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올라갈수록 국채나 예금과 비교한 상대적인 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7월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완만해졌다. 여기에 소매판매까지 약하게 나오면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올려야 할 필요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가 확산됐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 35% 수준까지 낮아졌고 동결 가능성은 약 65%로 높아졌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과 동결 가능성이 팽팽하게 맞섰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다만 시장이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다. 9월에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우세해졌지만 연말까지 한 차례 정도의 추가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여전히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다. 따라서 현재 금에 우호적인 환경은 긴축이 끝났다는 확신보다 당장 금리를 다시 올릴 필요성이 줄었다는 쪽에 가깝다.

달러 약세도 금 가격 지지

미국 달러의 약세도 금값 반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제 금은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해지면 유로나 엔, 위안 등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가 금을 사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되면서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수개월 만의 낮은 수준으로 밀렸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면서 미국 금리의 상대적인 매력이 약해진 것이 달러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올해 금값이 고점에서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는 높은 미국 금리와 강한 달러가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에는 두 변수 가운데 단기 금리 전망과 달러가 동시에 금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가격 회복을 돕고 있다.

30년물 금리 급등에도 금값이 버티는 이유

현재 금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금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5.326%까지 상승하며 2007년 이후 약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4.7%를 웃돌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채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높아지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는 불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최근 장기금리 상승은 연준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만으로 발생한 움직임이 아니다. 오히려 단기적인 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증가, 장기간 이어질 부채 부담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장기채 금리가 상승한 이유가 강한 경제와 통화 긴축 전망보다 재정 부담과 채권 공급 증가에 가깝다면 금에는 다른 의미가 생긴다. 미국 정부 부채와 달러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특정 정부나 발행자의 채무상환 능력에 직접 연결되지 않는 금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부채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금 부각

최근 금 시장에서는 이른바 재정 위험 헤지라는 성격이 이전보다 강하게 부각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이를 충당하기 위한 국채 발행이 지속되면서 장기 투자자들이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부채 증가가 곧 미국 국채의 지급불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발행해야 할 채권이 계속 증가할 경우 정부의 이자비용과 금융시장 전체의 자금 조달비용이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국채 공급이 늘어나면 연기금과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민간 투자자가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장기채를 보유하기 위해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면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연준의 단기 금리 결정과 별개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뿐 아니라 정부 부채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자산으로도 평가받는다. 최근 금과 장기 국채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조합이 나타나는 배경이다.

중앙은행 금 매수도 다시 강해져

중앙은행의 금 매수 회복도 가격을 지지하는 중요한 수요 요인이다. 올해 2분기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다시 크게 증가했으며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단기간의 시세차익보다 외환보유액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분산하기 위해 금을 보유한다. 달러와 국채에 지나치게 많은 외환보유액이 집중돼 있을 경우 금을 추가함으로써 특정 국가의 통화와 금융정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지정학적 갈등과 국가 간 금융 제재가 확대된 것도 중앙은행의 금 수요를 높이는 배경이다. 국채와 은행 예금은 발행국과 금융 시스템에 연결돼 있지만 실물 금은 별도의 상대방 신용위험이 없다는 특징을 갖는다.

중국 7월에 금 20톤 추가 매입

중앙은행 가운데 특히 중국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7월 금 보유량을 약 20톤 늘렸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폭으로, 공식 금 매수는 21개월 연속 이어졌다.

7월 말 기준 중국의 공식 금 보유량은 약 2,366톤으로 증가했다. 중국이 장기간 꾸준하게 금을 사들이면서 글로벌 중앙은행 수요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금 매수는 국제 금 시장의 실물 수요를 늘린다는 점뿐 아니라 외환보유액 운용 방향에서도 의미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을 달러 표시 자산으로 운용해왔다. 금을 지속적으로 늘리면 전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와 미국 국채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리가 높은데도 중앙은행은 금을 사는 이유

일반 투자자라면 높은 국채금리를 보고 금에서 채권으로 자금을 옮길 수 있지만 중앙은행의 판단 기준은 다르다.

중앙은행은 수익률뿐 아니라 유동성과 안전성, 국가 간 제재 위험, 외환보유액의 통화 구성을 함께 고려한다. 국채에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더라도 자산이 특정 국가의 금융 시스템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면 전략적인 분산 차원에서 금을 늘릴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뿐 아니라 중동 전쟁, 러시아 관련 금융 제재 등으로 국가 간 금융자산 동결 위험이 현실적인 정책 변수로 등장한 점도 장기적인 금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금 시장은 미국 실질금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높은 금리는 분명 금에 부담이지만 중앙은행과 장기 투자자의 구조적인 수요가 동시에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중동 긴장은 금에 호재이자 부담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중동 긴장은 금 시장에 서로 반대되는 영향을 동시에 주고 있다.

전쟁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 자체는 전통적으로 금에 긍정적이다. 주식과 신용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거나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 자금 일부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금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의 운송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문제가 달라진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국의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올리고 시간이 지나면 운송비와 생산비를 통해 다른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경우 최근 약해진 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다시 강화될 수 있다. 금에는 지정학적 안전자산 수요라는 긍정적인 효과와 고유가에 따른 추가 긴축 위험이라는 부정적인 효과가 동시에 발생하는 셈이다. 18일 금값이 장중 소폭 하락한 것도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함께 상승한 영향이 컸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해도 금값이 바로 오르는 것은 아니다

연준이 9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만으로 금값의 추가 상승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금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자체보다 앞으로 실질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가 중요하다. 명목 국채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되면 실질금리는 오히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물가를 제외하고도 국채에서 높은 실질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투자자의 기회비용이 커진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장기 실질금리가 계속 높게 유지되면 금값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경제 둔화가 더 분명해지고 장기금리까지 하락하기 시작하면 금리 인상 전망 후퇴와 실질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금에는 더 강한 상승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7월 FOMC 의사록이 다음 금리 단서

금 시장의 다음 관심은 7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의사록으로 향하고 있다. 연준은 당시 기준금리를 3.50%에서 3.75% 범위로 유지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추가 인상을 주장했다.

7월 회의 의사록은 미국 동부시간 8월 19일 오후 2시에 공개된다. 여기서는 정책위원들이 당시 인플레이션 위험을 어느 정도로 평가했는지, 노동시장 둔화를 어떻게 판단했는지, 추가 금리 인상에 필요한 조건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가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회의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는 당시보다 금리 동결 쪽에 유리하게 움직였다. 고용과 소매판매가 부진했고 CPI와 PPI에서도 급격한 물가 재가속 신호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의사록이 매파적으로 나오더라도 시장이 이를 얼마나 현재 상황에 적용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대로 연준 내부에서도 이미 경기와 고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것으로 확인되면 금리 인상 기대가 추가로 낮아지면서 금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잭슨홀에서 워시 의장 발언 주목

7월 FOMC 의사록 이후에는 이달 말 열리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다음 중요한 통화정책 이벤트다.

올해 잭슨홀 심포지엄은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예정돼 있으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정책 메시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워시는 지난 5월 연준 의장에 취임한 이후 기존보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줄이고 실제 경제지표에 따라 정책을 판단하는 방식을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시장은 워시가 잭슨홀에서 9월 금리를 명확하게 예고하기보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가운데 어떤 위험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보다 높지만 최근 경제지표는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높은 국제유가가 장기화되면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이 다시 커질 수 있다.

4,400달러 이후 방향은 네 가지 변수가 결정

현재 금값은 단순한 안전자산 수요 하나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간에 들어와 있다. 미국 경제 둔화와 금리 인상 전망 후퇴, 달러 약세는 금 가격을 지지하고 있지만 장기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상승은 반대 방향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부채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이 장기적인 재정 위험에 대비하는 자산으로 다시 평가받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매수도 실물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 4,400달러선이 유지될지를 판단할 때는 연준의 금리 전망, 미국 장기 실질금리, 달러 가치, 국제유가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금리 인상 기대가 계속 후퇴하면서 달러와 실질금리까지 내려간다면 금에는 추가 상승 여력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중동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더 올라 미국 물가를 다시 자극하고 장기금리까지 추가 상승한다면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금값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현재 4,400달러 부근은 이러한 상반된 힘이 맞서고 있는 가격대다. 단기적으로는 7월 FOMC 의사록이 첫 번째 변수가 되고, 이후 잭슨홀에서 워시 의장이 물가와 경제 둔화 가운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는지가 금 시장의 다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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