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하루 새 시총 4,420억달러 증가…역대 두 번째

엔비디아 하루 만에 시총 4420억달러 증가
엔비디아가 27일 미국 증시에서 8.7%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4420억달러 늘었다. 단일 종목의 하루 시가총액 증가 규모로는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기록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8.7% 상승한 227.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5조4900억달러로 확대됐다. 하루 동안 추가된 4420억달러는 엔비디아 자체로도 역대 최대 규모의 일일 시총 증가다.
역대 1위 기록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월 말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15% 넘게 급등하면서 하루 만에 약 45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추가했다. 엔비디아는 불과 약 한 달 만에 이에 근접한 4420억달러의 증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급등은 전날 발표된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과 이어진 어닝콜에서 회사가 다음 회계연도에 대한 장기 매출 전망을 공개한 이후 나타났다. 2분기 실적 자체도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지만 주가 움직임을 크게 바꾼 것은 2028회계연도 매출 성장 전망이었다.
2028회계연도 매출 약 70% 성장 제시
엔비디아는 2028회계연도 매출이 전년보다 약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성장률은 약 45% 수준이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과 비교하면 엔비디아가 제시한 성장률은 기존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 현재 시장의 2028회계연도 매출 예상치는 약 570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70% 성장률을 적용할 경우 매출 규모는 약 6900억달러에서 7000억달러 수준까지 올라간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회사가 제시한 전망이 현재 시장 추정치와 비교해 1000억달러 이상의 추가 매출 가능성을 나타내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96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직전 분기 대비 18%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로 전년보다 117% 늘었다.
회사는 3분기 매출도 1080억달러에 오차 범위 2%로 제시했다. 중국 데이터센터용 컴퓨팅 반도체 매출은 3분기 전망에 포함하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2028회계연도 성장률을 별도로 제시한 것은 공급량을 기준으로 향후 사업 규모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와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어닝콜에서 현재 수요가 회사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을 웃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수요는 70% 성장 전망보다 강하다고 설명
황 CEO는 어닝콜 질의응답에서 2028회계연도 매출 70% 성장 전망의 근거를 묻는 질문에 실제 고객 수요가 해당 수치보다 훨씬 강하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급량을 기준으로 약 70% 성장률을 제시한 것이며 공급을 더 확보할 수 있다면 성장률 역시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가속기 생산에 필요한 메모리와 반도체 생산능력, 패키징 등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 회사가 향후 수년간 필요한 부품을 확보하기 위해 체결한 공급 및 생산능력 관련 약정은 직전 분기 1190억달러에서 이번 분기 2790억달러로 증가했다.
약 1600억달러 늘어난 약정 가운데 상당 부분은 메모리 조달과 관련됐다. 엔비디아는 현재 회계연도 남은 기간 약 920억달러, 2028회계연도 870억달러, 그 다음 회계연도 880억달러 규모의 메모리 구매 계획을 공개했다.
JP모건은 엔비디아의 70% 성장 전망이 공급 제약을 반영한 수치라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수요가 현재 확보 가능한 공급 규모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을 감안하면 70% 성장 전망 자체도 공급량을 기준으로 제한된 숫자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은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320달러로 높였다.
하이퍼스케일러 투자 1조3000억달러 전망
엔비디아가 장기 성장 전망을 높인 배경에는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도 포함됐다.
엔비디아는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설비투자가 올해 약 8000억달러에서 2027년 약 1조3000억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업계의 수주잔고 역시 2조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했다.
아마존웹서비스는 기존 계획에 더해 2029회계연도까지 글로벌 인프라에 엔비디아 GPU 200만개를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블랙웰 울트라와 루빈, 루빈 울트라 GPU가 포함되며 엔비디아의 베라 CPU도 함께 도입된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에서 같은 전력 규모를 사용할 때 판매할 수 있는 자사 시스템의 금액도 세대가 바뀔수록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가 제시한 1GW 규모 데이터센터당 엔비디아 매출 기회는 호퍼 세대 약 180억달러에서 그레이스 블랙웰 약 250억달러, 베라 루빈에서는 약 400억달러로 확대된다.
베라 루빈 기준에는 GPU뿐 아니라 베라 CPU와 NVLink, 인피니밴드 또는 이더넷 네트워크 등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전체 AI 인프라가 포함된다.
에이전트형 AI 확대로 컴퓨팅 사용량 증가
황 CEO는 AI 모델의 사용 방식이 에이전트형 AI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에이전트형 AI는 한 번의 질문에 답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추론과 계획, 도구 사용, 결과 검토를 반복하기 때문에 작업에 따라 사람이 AI를 직접 사용하는 방식보다 약 15배에서 100배 많은 컴퓨팅을 사용할 수 있다.
황 CEO는 최근 AI 사용이 빠르게 에이전트형 구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앞으로 기업들이 수십만개에서 수백만개의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운영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이 자체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자체 칩이 특정 업무에 맞춰 설계되는 반면 엔비디아는 데이터 처리부터 학습, 사후학습, 추론까지 전체 AI 작업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오픈소스 AI 모델의 성장도 자사 사업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황 CEO는 오픈형과 폐쇄형 모델 모두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상당수가 엔비디아 플랫폼에서 구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주도 동반 상승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은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이어졌다. 27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3% 상승했고 S&P500 정보기술 업종은 3.4% 올랐다.
인텔과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 미국 반도체주가 동반 상승했으며 아시아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AI 메모리 관련 종목들이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강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네 분기 연속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번에는 흐름이 달라졌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 초반에는 주가 움직임이 제한적이었으나 어닝콜에서 2028회계연도 매출 70% 성장 전망이 공개된 이후 상승폭이 확대됐고 다음 날 정규장에서 8.7% 급등했다.
이날 상승으로 엔비디아의 하루 시가총액 증가액은 4420억달러를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7월 기록한 약 4500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이며 엔비디아 자체 기록으로는 가장 큰 하루 시총 증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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