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재무장관, “미국, 이란 압박 강화 위해 매주 새로운 2차 제재 내놓을 것”

미 재무부 이란 겨냥 2차 제재 매주 발표 추진
미국이 이란의 국제 금융망을 차단하기 위해 새로운 2차 제재를 매주 내놓는 방식으로 경제 압박을 확대할 계획이다. 첫 번째 집중 대상은 은행이며, 이란 자금을 보유하거나 이란 정부의 금융거래를 지원하는 기관을 미국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에서 배제하는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30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로이터와 인터뷰를 갖고 미 재무부가 이란에 대한 새로운 2차 제재를 사실상 매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제재 집행의 첫 단계로 은행을 겨냥하고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이란의 자금을 보유하거나 이란 정권의 금융활동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주 이란 관련 거래를 이유로 이집트 방크 미스르의 아랍에미리트 지점을 겨냥한 데 이어 앞으로 유사한 조치를 계속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 24일 이란과 해외 거래망을 국제 금융시스템에서 분리하기 위한 경제적 고립 작전을 시작했다. 당시 미국은 이란과 직접 거래하는 기업과 금융기관뿐 아니라 제3국에서 이란의 원유 판매와 금융거래, 제재 우회를 지원하는 주체도 2차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부터 시작해 달러 금융망 완전 차단까지 검토
미 재무부는 지난 28일 경제적 고립 작전 이후 첫 주요 금융기관 조치로 방크 미스르의 UAE 지점을 겨냥했다.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는 해당 지점이 이란 관련 금융활동을 지원했다며 미국 금융기관과의 환거래 접근을 차단하는 규정을 제안했다.
미 재무부는 방크 미스르 UAE가 약 2년 반 동안 이란 정권과 연결된 것으로 의심되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란 국영 멜리은행 두바이 지점의 레자 모하마드 타에디 지점장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베센트 장관은 이 같은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매주 더 많은 제재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는 특정 금융기관을 미국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방식도 거론했다.
달러 금융시스템 차단은 대상 은행이 미국 금융기관과 직접 거래하는 것뿐 아니라 달러 결제를 위해 이용하는 환거래 계좌와 중개망에도 영향을 준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 판매 대금이 해외 은행을 거쳐 이란 정부와 혁명수비대 등에 전달되는 경로를 우선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경제적 고립 작전을 시작하면서 미국은 금융과 원유 거래뿐 아니라 디지털 자산, 기술, 금, 항공, 해운 분야에서도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기관에 2차 제재를 적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G20 회원국에도 이란과 경제 관계 중단 요구
베센트 장관은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이란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각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이란과 경제 관계를 끊지 않을 경우 미국의 2차 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미국은 경제적 고립 작전을 시작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들에 즉각 모든 제재를 적용하지 않고 기존 경제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 다만 정해진 기간이 지난 뒤에도 이란의 원유 판매나 자금 이동을 지원하는 경우 재무부가 독자적으로 제재를 집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 관련 금융거래에서 어떠한 누수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요구에 동참해 이란과 금융 관계를 끊거나, 거래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되는 두 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는 것이 재무부의 방침이다.
미국이 주최하는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세계 경제성장과 무역 불균형, 국가부채, 공급망 문제와 함께 미국의 대이란 제재 정책도 논의될 예정이다. 미 재무부는 양자 회담에서도 회원국들에 이란과의 무역 및 금융 관계를 축소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중국 직접 제재 없이도 원유 수입 상당 부분 차단됐다는 입장
이란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이란산 원유 최대 구매국인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직접 제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베센트 장관은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로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가 이미 상당 부분 제한됐으며 해상 유조선에 저장돼 있는 이란산 원유 물량도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을 즉각 대규모로 제재하지 않더라도 원유 수출 차단 조치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까지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압도적인 최대 구매국으로 꼽혀왔다. 미국은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 전체를 직접 겨냥하기보다 이란산 원유 운송과 결제에 참여한 중개회사, 정유업체, 선박과 금융망을 대상으로 제재를 확대해왔다.
베센트 장관은 지난 24일 경제적 고립 작전을 발표할 당시 중국 은행 역시 이란의 원유 수익을 현금화하거나 국제 금융망으로 연결하는 데 관여할 경우 제재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인터뷰에서는 미국의 항만 봉쇄로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 자체가 이미 크게 줄었으며 유조선에 쌓여 있던 이란산 원유 재고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군사 충돌 재개 속 경제 압박도 동시에 강화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약 한 달 만에 다시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주고받은 직후 나왔다.
미군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투하하기 위한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라라크섬의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요르단 내 미군 공군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요르단군은 자국 영공으로 들어온 미사일 8발을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직접 충돌이 다시 시작되면서 브렌트유는 31일 2% 넘게 상승해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은 군사적 대응과 별도로 이란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경제 정책도 이어가고 있다. 경제적 고립 작전은 원유 수출을 막는 해상 봉쇄와 해외 금융망 차단, 제3국 기업에 대한 2차 제재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 재무부가 지난주 방크 미스르 UAE를 첫 주요 금융기관 대상으로 지목한 데 이어 베센트 장관은 앞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새로운 조치를 매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정 기관의 환거래 접근 제한에서 시작해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조치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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