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켄밀러 “미국 금리 인하 더 이상 필요 없어…오히려 금리 아직 낮다”

드러켄밀러 미국 금리 여전히 조금 낮다
전설적인 매크로 투자자로 꼽히는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음에도 현재의 금리 수준은 경제 여건에 비해 여전히 다소 낮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지출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연방준비제도가 추가로 금리를 낮출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뉴욕에서 열린 파이퍼샌들러 비공개 콘퍼런스에서 현재 통화정책을 두고 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연준 관계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까지 금리 인하가 필요했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으며 지금은 추가적인 완화 정책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국채시장은 최근 가파른 매도세를 겪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5%에 근접했고 30년물 금리는 5.35%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드러켄밀러는 이를 채권시장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으로 보기보다 미국 경제와 재정 상황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가격 조정으로 평가했다.
그는 현재 금리가 경제활동을 억누를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경제 성장과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차입 비용이 여전히 “조금 낮다”고 말했다. 최근 국채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투자 활동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란 전쟁과 재정적자 AI 채권 발행이 금리 끌어올려
드러켄밀러는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여러 구조적 요인을 지목했다.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다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고, 막대한 미국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국채 공급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가 급증하면서 대형 기술기업과 관련 기업들이 회사채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막대한 규모의 자본을 필요로 하면서 채권시장에서 투자자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생산자물가지수는 8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4% 상승했다. WTI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으며,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까지 확산될 경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드러켄밀러는 이 같은 상황에서 장기 국채금리 상승을 시장의 과도한 반응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높은 재정적자와 지속적인 국채 발행, AI 기업들의 차입 확대, 지정학적 충돌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장기 채권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것은 펀더멘털에 부합하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가 최근 장기 국채시장 유동성을 높이기 위해 바이백 프로그램을 확대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평가를 내놨다. 재무부는 장기물 바이백 한도를 기존 20억달러에서 최대 60억달러로 확대했으며 첫 거래에서 51억9,000만달러를 실제 매입했다. 드러켄밀러는 이러한 조치가 장기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AI에는 낙관적이지만 투자 규모는 80% 축소
AI 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낙관론을 유지했다. 다만 자신이 운용하는 자금에서 AI 관련 투자 규모는 6개월 전과 비교해 약 20%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약 반년 사이 관련 익스포저를 80%가량 축소한 셈이다.
드러켄밀러는 AI 인프라 구축이 초기 단계였을 때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 설비 등에 대한 투자 확대가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으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었지만, 이미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만큼 앞으로는 실제 수익성과 투자 회수 능력을 더 면밀히 확인해야 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경계하는 것은 AI 기술 자체의 거품보다 ‘실적 버블’ 가능성이다. AI 산업의 장기적인 성장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인프라 투자 규모와 기업들의 기대 실적이 지나치게 빠르게 확대되면서 실제 수익이 시장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반도체, 서버, 네트워크, 전력망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으며 대형 기술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급증했다. 드러켄밀러는 이러한 투자 사이클 자체에는 긍정적이지만 모든 관련 자산이 같은 수준의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국 AI 경쟁력 때문에 달러 공매도는 피해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를 직접 공매도하는 전략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글로벌 AI 개발 경쟁에서 다른 지역을 압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드러켄밀러는 특히 유럽이 AI 산업에서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달러 약세에 직접 베팅하기보다는 올해 초부터 유로화와 파운드화 하락에 소규모로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높은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는 달러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AI와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이 확보한 경쟁력이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재정 문제만을 근거로 달러를 매도하는 전략은 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드러켄밀러는 최근 미국 국채금리 급등을 경제와 재정의 기초여건에 따른 움직임으로 평가하면서 추가적인 연준 금리 인하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AI 산업에 대한 장기적인 낙관론은 유지하면서도 관련 투자 규모는 6개월 전의 약 20% 수준으로 줄였으며,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AI 경쟁력을 이유로 달러 공매도 대신 유로화와 파운드화 약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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