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정유시설 2곳 타격

우크라이나 러시아 정유시설 2곳 타격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사마라와 우파에 있는 주요 정유시설 2곳을 타격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9월 21일부터 22일 밤 사이 러시아의 석유 정제 산업에 속한 두 개 시설을 공격했으며, 두 곳 모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격 대상은 사마라주의 쿠이비셰프 정유공장과 바시키르공화국 우파의 바슈네프트 UNPZ 정유공장이다.
쿠이비셰프 정유공장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의 사마라 정유그룹에 속한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딥스트라이크 부대가 무인시스템군, 국방정보국 등과 함께 공격에 참여했으며 여러 대의 드론이 목표물에 도달하면서 공장 내부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쿠이비셰프 정유공장의 원유 처리 능력은 연간 약 700만톤이다. 휘발유와 디젤, 중유를 비롯해 30종이 넘는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시설로, 러시아 볼가 지역의 주요 정유 거점 가운데 하나다. 로스네프트는 자체 자료에서도 이 공장을 사마라 지역의 주요 정유시설로 분류하고 있으며 서시베리아와 사마라 지역에서 생산된 원유를 처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우파 바슈네프트 정유공장에서도 화재
우크라이나군은 우파의 바슈네프트 UNPZ도 타격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 발표에 따르면 공격 이후 공장 부지에서 화재가 확인됐다. 해당 시설의 연간 원유 처리 능력은 약 750만톤으로, 휘발유와 디젤, 보일러 연료, 액화가스, 황을 비롯한 다양한 석유제품을 생산한다.
우파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석유 정제 중심지 가운데 하나다. 바슈네프트는 이 지역에서 여러 정유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UNPZ를 포함한 우파 정유단지는 러시아 내륙의 대형 석유제품 생산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번에 타격한 두 정유공장의 생산품이 러시아군의 수요를 충족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공격 대상을 설명하면서 제시한 입장이다.
쿠이비셰프 정유공장이 위치한 사마라에서도 야간 드론 공격이 확인됐다. 뱌체슬라프 페도리셰프 사마라주 주지사는 러시아 방공망이 지역 상공에서 수십 대의 드론을 격추했다며 산업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과 사진에는 쿠이비셰프 정유공장 일대에서 대규모 화염과 검은 연기가 발생한 모습이 포착됐다. 주지사는 민가와 차량 등 민간 시설에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잇따라
이번 공격은 최근 러시아 주요 정유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드론 공격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쿠이비셰프 정유공장 역시 이전에도 여러 차례 공격을 받은 시설이다. 지난 6월 10일 드론 공격 당시에는 원유를 1차 처리하는 두 개의 주요 증류설비가 손상되면서 정제 작업이 중단된 바 있다. 당시 이 공장의 2024년 실제 원유 처리량은 470만톤으로 집계됐으며, 휘발유 80만톤과 디젤 140만톤, 중유 130만톤을 생산했다.
러시아 다른 지역의 정유시설에서도 최근 가동 차질이 이어졌다. 가스프롬네프트가 운영하는 모스크바 정유공장은 9월 20일 드론 공격 이후 원유 정제를 중단했다. 주요 원유 증류설비인 AVT 6과 EURO+가 화재로 피해를 입었으며, 산업 관계자들은 수리에 수주가 걸릴 것으로 전했다. 모스크바 정유공장은 2024년 1,160만톤의 원유를 처리해 휘발유 290만톤과 디젤 320만톤 등을 생산한 시설이다.
시즈란과 사라토프 정유공장도 9월 공격 이후 가동을 멈췄다. 로스네프트가 운영하는 시즈란 정유공장은 9월 15일 주요 증류설비가 크게 손상됐고, 사라토프 정유공장은 9월 11일 공격 이후 원유 처리가 중단됐다. 시즈란의 연간 처리 능력은 850만톤, 사라토프는 700만톤 규모다. 야로슬라블의 대형 정유공장도 9월 17일 드론 공격으로 주요 설비가 손상되면서 정제 작업을 중단했다.
디젤 생산 차질 속 러시아 수출 제한
잇따른 공격은 러시아 석유제품 생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9월 중순 기준 러시아의 주요 디젤 생산 정유시설 가운데 상당수가 공격 이후 가동을 중단하거나 처리량을 줄였다. 로이터가 집계한 주요 6개 시설은 러시아 전체 디젤 생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생산 차질이 확대되자 러시아 정부는 국내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휘발유와 디젤, 항공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쿠이비셰프와 우파의 정유시설이 다시 공격 대상이 됐다. 두 시설의 명목 원유 처리 능력을 합하면 연간 약 1,450만톤에 달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격으로 두 공장 부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며, 러시아 정유산업을 겨냥한 장거리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정유시설 공격은 유엔총회 기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 문제가 외교 의제로 다뤄지는 시점에도 이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와의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양측이 상대국의 정유시설과 전력·에너지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면서 에너지 부문을 둘러싼 군사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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