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엔비디아 RTX Pro 5500 구매 허용 검토…바이트댄스·알리바바 대상

중국, 엔비디아 RTX Pro 5500 구매 허용 검토
중국 정부가 자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컴퓨팅 자원 부족을 풀기 위해 엔비디아의 RTX Pro 5500 칩 구매를 일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7일(현지시간)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최근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업에 RTX Pro 5500을 얼마나 사들일 계획인지, 어디에 쓸 것인지를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공업정보화부는 일부 기업에 구매를 승인할 방침이라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승인 시점과 허용 물량, 승인 기준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구체적인 주문 규모도 거론된다. 바이트댄스는 AI 모델 구동을 위해 RTX Pro 5500 약 100만 개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구매 희망 기업은 서버 한 대에 이 칩 8개를 넣어 AI 모델을 돌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12월 말부터 분기당 50만 개 공급 목표
엔비디아도 중국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12월 말부터 중국에 RTX Pro 5500 출하를 시작해 분기마다 약 50만 개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계획대로라면 바이트댄스 한 곳의 주문을 채우는 데만 두 분기가 걸린다. 엔비디아 영업 담당자들은 일부 고객에게 물량을 확보하려면 9월 30일까지 주문해야 한다고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판매 가격은 개당 8만5,000~9만 위안(약 1만3,000달러) 수준이다. 화웨이가 올해 초 내놓은 AI 칩 어센드 950PR과 비슷한 가격대다.
이달 출시된 블랙웰 기반 워크스테이션 칩
RTX Pro 5500은 엔비디아가 이달 공개한 고성능 워크스테이션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원래 엔지니어와 그래픽 디자이너를 겨냥해 설계됐다.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GDDR7 메모리 84GB와 쿠다(CUDA) 코어 2만1,760개를 갖췄다. 엔비디아의 최상위 데이터센터용 AI 칩에 들어가는 고속 연결 기술과 값비싼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빠졌다. 대신 여러 개를 묶어 서버에 장착하면 AI 추론에 쓸 수 있어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이 칩을 원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일부 업계 경영진이 이 칩이 미국의 수출 규제를 피해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도 AI 칩 수요 못 따라가
중국이 엔비디아 칩 구매를 다시 들여다보는 배경에는 공급 부족이 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첨단 AI 칩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데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도 빠르게 늘어나는 AI 칩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화웨이의 쉬즈쥔 순환회장은 지난주 중국 내 AI 컴퓨팅 장비 생산 능력이 국내 수요를 채우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 정부가 그동안 제한해 온 엔비디아 칩 구매를 재검토하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그동안 자국 기업의 엔비디아 칩 구매를 막아 왔다. 중국 인터넷 규제 당국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해 9월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등에 엔비디아의 중국 시장용 칩 RTX Pro 6000D의 테스트를 중단하고 주문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이번에 기업들의 구매 계획을 취합한 곳은 CAC가 아니라 산업을 관할하는 공업정보화부다.
미·중 규제 사이에 낀 엔비디아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말 엔비디아의 중국용 H200 칩 판매 재개를 허용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은 미국의 수출 통제와 중국의 구매 제한 양쪽에서 압박을 받아 왔다. H200의 중국 판매는 여전히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위한 국빈 만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보도 직전 거래일인 25일 뉴욕증시에서 0.22% 오른 225.07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양국의 규제에 모두 묶여 있다는 입장이다. 엔비디아 대변인은 “미국 기업들은 거의 5년 전 출시된 게이밍 제품까지 포함하는 낡은 미국 수출 통제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중국의 자체 제한이 겹치면서 계속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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