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NPT 탈퇴 가능성 경고…예멘선 후티와 전면 충돌 확대

이란 “NPT 탈퇴 매우 심각하게 논의”…호르무즈 봉쇄 고수
중동 긴장이 이란과 예멘 두 곳에서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앞세워 강경한 입장을 이어 가고 있고, 예멘에서는 정부군과 후티 반군의 충돌이 본격화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NPT 탈퇴 제안이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이란 지도층이 탈퇴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NPT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충실히 지켜 온 이란이 공격을 받았다”며 “NPT 회원국이라면 그에 따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이 현재 NPT 회원국으로 남아 있는 만큼 조약상 의무를 계속 지키겠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 문제에 대해 관계 당국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란이 현 단계에서 집중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이라고 말했다.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미국이 이란 상선 운항 방해와 제재 같은 조치를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갈리바프 “싸움과 협상 병행…7개 조건 충족 전엔 해협 안 열어”
미국과의 협상을 이끄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강경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우리는 들뜨지도, 겁먹지도 않을 것이며 싸움과 협상을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에 기반한 우리의 7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는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서명한 합의의 틀이다. 이란이 내건 7가지 조건에는 적대 행위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 동결 자산 해제,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 역내 휴전 등이 담겨 있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언론에서 하는 말과 달리 최근 중재자를 통해 제안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을 끌며 일방적인 요구를 강요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미국이 알아야 한다”며 “이란의 입장은 완전히 분명하고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란이 전장에도 나와 있으며 새로운 기습으로 맞서겠다고도 했다.
이란은 지난달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이 해상 봉쇄를 풀고 동결 자금을 돌려주는 등 조건을 지키면 7일 안에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제안을 내놨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카타르 중재자를 통해 미국 측 답변을 받았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제재를 완화하고 봉쇄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이란이 먼저 해협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테헤란 주재 외교관들에게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는 데 진지한 만큼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도 진지하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한 이후 7개월 넘게 사실상 봉쇄된 상태다.
예멘 정부, 후티 장악 지역 탈환 군사작전 선언
예멘에서는 정부와 후티 반군의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대통령지도위원회의 라샤드 알알리미 의장은 이날 긴장 완화를 위한 모든 기회를 소진했다며, 후티 반군이 장악한 나머지 지역을 되찾기 위한 군사작전 개시를 선언했다. 사우디에서 TV 연설에 나선 그는 “군과 보안군, 모든 군사 조직에 승인된 계획에 따라 나라가 후티로부터 해방될 때까지 맡은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알알리미 의장은 사우디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고, 역내 동맹국과 국제사회에 지도위원회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작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멘 정부군은 하루 전인 3일 후티 반군의 거점과 병력 이동, 군사 역량을 겨냥해 257차례 정밀 타격을 했고, 수도 사나와 북부 사다주의 목표물도 공격했다. 후티 반군은 최근 남서부 요충지 타이즈 외곽으로 진격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홍해 연안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를 장악했다.
후티 “사우디 아람코 시설 공격”…사우디는 확인 안 해
후티 반군은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쿠라이스 지역의 사우디 아람코 시설을 공격해 대형 화재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쿠라이스는 리야드에서 약 150km 떨어진 곳이다. 야히아 사레아 후티 대변인은 이번 공격이 최근 12시간 동안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예멘에 50차례 공습과 미사일 공격을 가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측의 공식 확인은 곧바로 나오지 않았다. 후티 측은 사나의 한 스펀지 공장이 공습을 받아 3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예멘에서의 사우디 작전을 돕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역내 국가와 유럽 국가들도 사우디에 주로 방어용 군사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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