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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과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협상…오하이오 공장 활용 검토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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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과 미국 메모리 생산 방안 협의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놓고 인텔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이 오하이오주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일부를 임차하거나, 인텔 및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로이터는 16일 협상 내용을 잘 아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SK하이닉스와 인텔이 미국 내 메모리 생산을 위한 여러 형태의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가운데 한 명은 현재 논의가 탐색 단계에 있으며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거래 구조 역시 현재 거론되는 방식 이외에 다른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 검토되는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오하이오 반도체 생산시설 일부를 빌려 사용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SK하이닉스와 인텔, 안정적인 메모리 공급망 확보를 원하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메모리 반도체를 미국에서 생산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서버와 PC,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DRAM과 NAND 플래시를 생산하고 있으며 AI 가속기에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 HBM의 주요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는 로이터에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가 생산거점 구축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인텔은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추측이라며 논평을 거부하면서도 오하이오 생산시설을 가동할 수 있도록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하이오 공장 활용하면 인텔 재정 부담 완화 가능

인텔은 2022년 오하이오에 최대 1,000억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반도체 생산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첫 생산시설 가동 시점은 2025년으로 예정됐지만 사업 일정이 지연되면서 현재 두 개 공장의 완공 시점은 각각 2030년과 2031년으로 늦춰진 상태다.

SK하이닉스가 이 시설 일부를 활용하게 될 경우 인텔은 오하이오 사업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다. 인텔은 미국 정부가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와 사업 재편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첨단 반도체의 현지 생산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논의는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화되자 해외 반도체 기업에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도록 압박해 왔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생산 확대에 나서지 않을 경우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내 생산 확대 요구를 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고객사와 각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공급 확대에 대한 상당한 압박과 요구를 받고 있다며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추진 중인 주요 생산시설은 인디애나주의 첨단 패키징 공장으로, 실제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하는 전공정 팹과는 성격이 다르다. 인텔과의 협상이 성사돼 미국에서 메모리 반도체 전공정 생산까지 시작한다면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메모리 칩 자체를 제조하는 첫 사례가 된다.

HBM과 DRAM 생산 여부에 따라 기술 이전 심사 변수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한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보호 제도다.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미국 생산 대상에 HBM이나 DRAM 같은 첨단 메모리가 포함될 경우 민감한 반도체 기술의 해외 이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부도 SK하이닉스의 미국 생산 가능성과 관련해 해외 투자 여부는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될 경우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른 심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현행 산업기술보호법은 국가 연구개발비 지원을 받아 개발된 국가핵심기술을 외국 기업 등에 매각하거나 이전하는 방식으로 수출하려는 경우 산업통상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한 뒤 관련 심의 절차가 진행된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역시 전략기술을 외국 기업에 매각하거나 이전하는 방식으로 수출할 경우 정부 승인을 요구하고 있다. 합작투자 등 해외 인수·합병과 연계된 거래도 조건에 따라 별도의 심사 절차가 적용될 수 있다.

다만 현재 어떤 공정이나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할지 자체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실제로 어떤 기술 심사가 필요한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로이터 역시 SK하이닉스가 오하이오에서 생산할 수 있는 메모리 제품의 구체적인 종류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높은 미국 생산비에도 고객사와 정부 압박 커져

비용은 또 다른 문제다. 소식통들은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비용이 한국보다 크게 높다고 전했다. 미국의 인건비와 건설비가 높은 데다 반도체 공급망 상당 부분이 아시아에 형성돼 있어 소재와 장비, 부품 조달 과정에서도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HBM과 DRAM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고객사들은 메모리 업체에 공급능력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까지 현지 생산 확대를 요구하면서 SK하이닉스는 비용이 높은 미국 생산을 검토할 이유가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국내 반도체 생산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에 국내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속도를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 생산 확대와 국내 생산기반 확충 요구를 함께 충족해야 하는 구조다.

한미 3500억달러 투자 협상과도 맞물려

이번 논의는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합의한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집행 방식을 놓고 협상을 이어가는 시점에 진행되고 있다.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투자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 분야에 배정됐지만 나머지 2000억달러의 활용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로이터가 접촉한 소식통들은 이러한 상황 때문에 SK하이닉스가 한국과 미국 양측의 요구 사이에서 복잡한 입장에 놓였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는 SK하이닉스의 미국 투자를 한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는 반면, 미국 정부는 회사가 미국 생산 확대를 신속하게 확정하기를 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인텔 오하이오 공장 임차나 합작법인 설립 가운데 어느 방식이 채택될지, 실제 투자 결정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SK하이닉스 역시 추가 생산거점 구축을 포함해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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