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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500은 최고치 경신했는데…나스닥 회복이 늦어지는 이유

hef_admin 읽는 시간 약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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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은 신고가 복귀 나스닥100은 전고점 아래

미국 증시가 여름철 급락에서 빠르게 회복했지만 지수별 복귀 속도에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S&P500지수는 약 한 달 전 기존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뒤 다시 기록 경신에 나선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아직 6월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나스닥100은 최근 거래를 6월 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보다 약 4% 낮은 수준에서 마쳤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이전 최고점을 되찾지 못한 지수도 나스닥100이 유일하다.

두 지수의 차이는 이번 여름 조정에서만 나타난 현상도 아니다. 2022년 시작된 현재 강세장에서 나스닥100이 상승을 주도하는 기간이 길었지만 최근 약 10개월 동안 S&P500과 나스닥100의 움직임이 엇갈리는 사례가 이전보다 뚜렷해졌다.

올해 2분기까지만 해도 흐름은 반대였다. 나스닥100은 2분기에 약 28% 상승하며 25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분기 상승률을 기록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88% 올라 지수 출범 이후 최고의 분기를 보냈다. AI 인프라와 메모리 반도체 투자 열기가 기술주 상승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6월 고점 이후 반도체주가 급격히 조정을 받으면서 기술주 중심의 상승 구조가 흔들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6월 고점에서 7월 저점까지 약 25% 떨어졌고 7월 한 달 기준으로도 20%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은 6.6% 내렸다.

자금은 증시를 떠나지 않고 다른 업종으로 이동

나스닥100이 뒤처진 기간에도 미국 증시 전체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었다. AI와 반도체에 집중됐던 자금이 금융과 산업재, 헬스케어, 중소형주 등 다른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S&P500의 회복을 뒷받침했다.

7월 S&P500 동일가중지수는 1% 상승했다. 반도체와 대형 성장주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과 달리 동일가중지수와 가치주, 경기민감주는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나타냈다. 나스닥이 조정을 받는 동안 시장 내부에서는 기존 AI 중심의 주도주 구조가 다른 업종으로 넓어지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금융주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비중도 확대됐다. 골드만삭스가 추적하는 헤지펀드와 뮤추얼펀드 포트폴리오에서는 금융주 보유 비중이 크게 증가했으며, 헤지펀드의 금융주 익스포저는 2분기 300bp 이상 확대됐다.

AI 관련 종목 내부에서도 모든 기업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6월까지 상승을 주도했던 반도체가 크게 조정을 받은 반면 8월에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세일즈포스는 최근 실적 발표 후 하루 만에 22.6% 급등했고 크라우드스트라이크도 20.5%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서비스나우를 비롯한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반등하면서 기술주 내부의 주도주가 반도체에만 집중됐던 이전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이를 나스닥 전체에 대한 매수세가 약해졌다기보다 기술주 안에서도 기업별 실적과 AI 수익화 여부를 구분해 자금이 움직이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과거 유사 구간에서는 나스닥 회복에 수개월 소요

블룸버그가 과거 시장 흐름을 분석한 결과 현재처럼 S&P500이 먼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나스닥이 뒤늦게 따라가는 형태는 금융위기나 경기침체 직전보다 강한 상승 이후 시장이 기존 상승분을 소화하는 구간에서 더 자주 나타났다.

유사한 사례에서는 S&P500이 먼저 고점을 회복한 뒤 나스닥이 같은 수준까지 올라오는 데 대체로 2개월에서 4개월이 걸렸다. 이미 크게 상승한 성장주가 조정을 받는 동안 다른 업종이 상승에 참여한 뒤 기술주가 다시 고점을 회복하는 형태였다.

이번 강세장에서도 나스닥100은 여러 차례 조정을 받은 뒤 이전 최고치를 다시 넘어섰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2022년 이후 이어진 이번 상승장에서 나스닥이 매도세를 마친 뒤 나타난 12차례의 주요 회복 국면에서 모두 새로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올여름에도 나스닥100은 불과 한 달 동안 11%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구간에 들어갔지만 이후 기업 실적 발표와 함께 반등했다. 8월 초에는 단 4거래일 만에 9.3% 상승하며 시가총액이 약 3조5000억달러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 발표 이후에도 기술주 반등이 다시 나타났다. 엔비디아가 2028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자 주가는 하루 만에 8.7%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4420억달러 늘었다. 다만 같은 날 S&P500 동일가중지수는 하락해 대형 기술주와 시장 전반의 흐름이 다시 갈렸다.

AI 투자 규모 커지며 기업별 수익성 검증 강화

나스닥100의 신고가 복귀가 늦어지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AI 설비투자의 규모가 크게 증가한 가운데 투자비용과 실제 수익을 기업별로 구분하려는 움직임이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데이터센터와 AI 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어닝콜에서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이 올해 약 8000억달러에서 2027년 약 1조300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관련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지만 기업별 투자규모와 수익 창출 속도는 다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업,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 소프트웨어를 통해 AI 매출을 발생시키는 기업을 이전보다 세분화해서 거래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알파벳은 지난 5월 기록한 최고점에서 최근까지 약 15%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6920억달러가 감소했다.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와 차기 AI 모델 출시 일정, 핵심 인력 이동 등이 주가에 반영됐다. 반대로 엔비디아와 세일즈포스처럼 실적과 향후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돈 기업에는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

헤지펀드의 움직임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골드만삭스가 추적하는 약 1000개 헤지펀드는 7월 AI와 반도체주 급락 과정에서 전체 포지션 규모를 크게 줄였고 S&P500 대비 상대 수익률도 20년 만에 가장 부진한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대형 기술주가 주요 보유 종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금융과 헬스케어, 에너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금리 경로 불확실성도 기술주 회복 속도에 반영

연준의 금리 경로도 나스닥100과 S&P500의 차이를 만드는 요소로 남아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28일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연준에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워시의 발언 이후 연방기금 선물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연설 전 약 35%에서 50% 이상으로 높아졌고 2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12bp가량 상승해 4.35% 수준까지 올랐다.

높은 금리는 미래 이익의 비중이 큰 성장주의 가치평가에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반영된다. 최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도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으며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기간에 성장주와 가치주의 움직임도 반복적으로 엇갈렸다.

블룸버그 분석은 현재 나스닥100의 지연된 회복을 기술주 전체의 상승 동력이 사라진 결과보다 시장의 주도 종목이 재편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종목을 하나의 묶음으로 매수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실적과 자본지출, AI를 통한 실제 매출 증가를 기업별로 구분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S&P500이 먼저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가운데 나스닥100은 6월 2일 고점까지 약 4%를 남겨두고 있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과거 유사한 사례에서 두 지수의 격차가 수개월에 걸쳐 해소됐으며 이번 회복에서도 나스닥 전체가 동시에 움직이기보다 개별 기업이 순차적으로 상승을 이끄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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