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180억 달러 합의, 전 세계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강화 촉발

메타 180억달러 합의 이후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 확산
메타가 미국에서 청소년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을 제한하고 최대 180억달러를 지급하는 대규모 합의에 나서면서 다른 국가에서도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상대로 한 규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메타는 미국 거의 모든 주 정부와 청소년 소셜미디어 피해 관련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10년에 걸쳐 최대 180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주 정부들은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청소년의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하는 기능을 설계하고 미성년 이용자 보호에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메타는 합의 과정에서도 관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합의에 따라 미국의 18세 미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에게는 하루 2시간의 기본 사용시간 제한이 적용된다. 부모의 허락이 없으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앱 이용이 차단되며 학교 수업시간에는 알림 기능도 제한된다. 연령 확인 절차와 미성년자에게 제공되는 콘텐츠 관련 보호조치도 강화된다.
메타가 지급하기로 한 금액 가운데 127억달러는 향후 10년간 지급이 보장돼 있으며 추가 50억달러는 틱톡과 유튜브, 스냅 등 다른 주요 플랫폼이 유사한 청소년 보호조치를 도입하는지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관련 플랫폼 변경은 법원의 합의 승인 이후 1년 안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호주 규제당국 메타가 보호수단 보유하고 있었다고 지적
미국에서 합의 내용이 공개된 뒤 호주 정부는 이를 자국의 청소년 소셜미디어 규제와 연결해 언급했다. 아니카 웰스 호주 통신장관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청소년을 중독성 기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이미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그러나 시행 이후 진행된 여러 조사에서는 연령 확인 절차를 우회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청소년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인터넷 규제기관 조사 등을 포함한 복수의 조사에서는 이용금지 조치가 시행된 지 수개월이 지난 뒤에도 미성년자의 약 80%가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호주 의회는 이후 관련 규정의 최대 벌금을 두 배로 높이고 규제기관의 집행 권한을 확대했다.
미국의 메타 합의 이후 호주에서는 법적 대응 가능성도 추가로 제기됐다. 현지 집단소송 전문 로펌인 샤인 로이어스는 미국에서 메타 관련 소송을 담당한 변호인과 접촉해 호주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유사한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메타에 청소년 보호조치 전 세계 적용 요구
한국 규제당국도 메타가 미국에서 도입하기로 한 청소년 보호조치를 특정 국가에만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 미디어 규제당국은 27일 메타의 이용시간 제한과 연령 확인 강화, 청소년 대상 알고리즘 및 알림 기능 변경 등이 미국 이용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미성년 이용자에게 동일하게 제공돼야 한다고 밝혔다.
메타가 미국에서 적용하기로 한 조치에는 18세 미만 이용자의 하루 사용시간을 기본적으로 2시간으로 제한하고 야간 이용을 차단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한국 당국은 플랫폼이 이미 기술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보호 기능이라면 국내 청소년 이용자 역시 동일한 조치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에서는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들도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현재 계류 중인 법안 가운데는 14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과 14세 이상 19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알고리즘 기반 피드 등 지속적인 이용을 유도하는 기능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국 규제당국은 메타에 미국 합의 내용을 국내 이용자에게도 적용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청소년 소셜미디어 이용에 관한 국내 법제도 정비 논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필리핀 아동 성착취와 온라인 사기 문제로 메타와 직접 협의
필리핀 정부도 메타와 직접 협의에 들어갔다. 헨리 아구다 필리핀 정보통신기술부 장관은 싱가포르에 있는 메타 본사 관계자들과 만나 온라인 아동 성착취와 금융사기,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그루밍 문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협의 대상에는 온라인 아동 성적 학대 및 착취, 아동 성착취물 유통, 필리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사기와 미성년자를 겨냥한 온라인 그루밍 등이 포함됐다.
아구다 장관은 미국에서 이뤄진 메타의 합의가 필리핀 정부와 메타 간 협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소셜미디어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아동 관련 불법 콘텐츠와 온라인 사기에 대한 플랫폼의 대응 조치를 강화하는 방안을 메타 측과 논의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도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접근과 온라인 콘텐츠 관리에 관한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도 최근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폴란드는 허위 광고 문제로 EU에 메타 제재 요구
유럽에서는 청소년 문제와 별도로 메타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사기와 허위 광고를 둘러싼 압박도 확대되고 있다.
크시슈토프 가프코프스키 폴란드 디지털부 장관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메타를 상대로 2억500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것을 요청했다. 폴란드 정부가 문제로 지적한 것은 메타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사기 광고와 허위 광고, 불법 애플리케이션 홍보다.
폴란드 국가 사이버보안 대응기관 CERT Polska가 확인한 사기 광고 122건 가운데 메타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례는 106건으로 집계됐다. 10건은 삭제됐으며 6건에 대해서는 별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프코프스키 장관은 메타에 사기와 허위 광고, 불법 애플리케이션 홍보를 제거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을 즉시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폴란드에서는 메타가 플랫폼에 게재된 허위 광고에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소송도 진행돼 왔다.
미국에서 이뤄진 최대 180억달러 규모의 합의는 우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청소년 보호조치와 관련된 것이다. 호주와 한국에서는 이와 유사한 미성년자 이용 제한과 보호기능 적용 문제가 다뤄지고 있으며, 필리핀은 아동 성착취와 온라인 사기 문제를 메타와 협의하고 있다. 폴란드는 별도로 사기와 허위 광고 문제를 이유로 EU 집행위원회에 2억5000만유로 규모의 제재를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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