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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젤 가격 사상 첫 6달러 돌파…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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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디젤 평균 가격 사상 첫 6달러 돌파

미국의 디젤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와 정제유 공급이 흔들리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까지 이어지면서 글로벌 디젤 공급망이 동시에 압박받고 있다.

연료 가격 정보업체 GasBuddy에 따르면 미국의 디젤 평균 가격은 10일 갤런당 6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미국 운전자 단체 AAA 기준으로는 11일 갤런당 6.06달러까지 올라 이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미 에너지정보청의 주간 집계에서도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9월 7일 기준 미국 전체 육상 운송용 디젤 평균 가격은 갤런당 5.967달러로 전주 5.599달러보다 36.8센트 뛰었다. 서부 지역은 이미 갤런당 6.987달러에 달했고 캘리포니아는 7.764달러까지 상승했다.

디젤 가격은 올해 2월 이후 약 60% 급등했다. 국제유가 역시 다시 세 자릿수에 진입해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107.63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는 102.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 가격 상승과 정제유 자체의 공급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디젤 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호르무즈 차질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겹쳐

최근 디젤 가격 급등의 가장 큰 배경은 중동과 러시아에서 동시에 발생한 공급 차질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이 크게 줄었으며, 선박들이 공격을 피하기 위해 자동식별장치를 끈 채 이동하는 이른바 비공개 운항까지 늘고 있다.

해운·원유시장 자료를 종합하면 걸프 지역에서 실제로 수출되는 원유는 전쟁 이전의 약 3분의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공개 운항을 포함해 하루 1,500만~1,600만 배럴가량이 수송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쟁 이전 물량에는 미치지 못한다.

유럽 쪽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정유시설과 에너지 인프라를 계속 공격하면서 정제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는 국내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디젤 수출을 제한했고, 중국 역시 연료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시장에서 즉시 확보할 수 있는 정제유 물량이 감소했다.

미국 정유사들이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국내 디젤 재고는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13% 낮은 수준이다. 국제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미국산 디젤에 대한 해외 수요가 증가하면서 미국 정유사들의 수출 물량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을 정유시설 정기보수까지 시작되면 단기간에 공급량을 크게 늘리기도 쉽지 않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공급이 빠르게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디젤 가격의 높은 변동성이 2027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트럭과 농업 비용 상승 물가로 확산

디젤 가격 급등은 일반 승용차용 휘발유보다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 범위가 넓다. 미국에서 디젤은 대형 화물트럭과 철도, 선박, 건설장비, 농기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장거리 화물 운송업체의 연료비가 상승하면 물류 계약과 운임에 비용이 반영되고, 이후 식료품과 생활용품 등 소비재 가격으로 전달된다. 냉장·냉동 트럭을 이용해야 하는 신선식품은 운송 과정에서 사용하는 연료 비중이 높아 가격 상승의 영향을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다.

가을 수확철에 들어간 농업 부문도 영향을 받고 있다. 농기계와 곡물 운송 트럭에 디젤이 대량으로 사용되는 데다 최근에는 비료와 기타 에너지 관련 비용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과 운송비가 동시에 높아질 경우 식료품 가격에도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미국 생산자물가지수에서도 에너지와 운송 비용 상승이 다시 나타났다. 8월 P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5.4% 상승했으며, 국제유가와 디젤 가격이 이후에도 추가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더 커진 상태다.

연준 금리 판단에도 에너지 가격 부담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과도 맞물리고 있다. 8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데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상승하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특히 디젤은 운송과 생산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기업 비용을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가 동시에 급등한 배경에도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반영됐다.

10년물 국채금리는 5%에 근접했고 30년물 금리도 5%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생산자물가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일시적인 충격에 그칠지, 상품과 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확산될지를 확인하기 위해 소비자물가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디젤 재고가 5년 평균보다 낮은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동의 공급 차질까지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에 가격이 빠르게 내려갈 수 있는 공급 여력은 제한적인 상태다.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와 공화당에도 부담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선 디젤 가격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생활비와 에너지 가격이 이미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운송비 상승이 식료품과 소비재 가격까지 밀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전쟁이 중간선거 직후 끝날 것이며 전쟁이 종료되면 국제유가도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높은 에너지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원유 생산과 정제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재 가격 급등에는 미국 내 생산뿐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의 수송 차질과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글로벌 정제유 수급 불균형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미국 디젤 가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했던 당시 최고 수준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원유 가격이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가운데 미국 내 디젤 재고도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운송과 농업을 거쳐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비용 상승이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경제의 새로운 부담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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