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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속… 일본은행 추가 금리 인상 기대에 엔화 급등

hef_admin 읽는 시간 약 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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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속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엔화를 조달해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던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다카타 하지메 정책위원 등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적 발언을 내놓자 시장이 9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고, 기존 엔화 매도 포지션을 줄이려는 거래가 엔화 상승을 더욱 끌어올렸다.

엔화는 목요일 달러 대비 2% 넘게 급등한 뒤 금요일에도 상승분 대부분을 유지했다. 달러 엔 환율은 장중 155엔대까지 내려가며 엔화 가치가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최근 엔화 약세를 예상해 구축됐던 포지션이 한꺼번에 되돌려지면서 현물환뿐 아니라 옵션시장에서도 엔화 강세에 대비한 거래가 급증했다.

우에다 총재는 최근 근원적인 물가 상승률이 2%에 접근함에 따라 통화정책 운용 과정에서 물가의 상방 위험을 이전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카타 위원 역시 금리를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기보다 경제와 물가 상황에 따라 보다 기민하고 데이터 의존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본은행은 지난 6월 정책금리를 1%로 올린 뒤 7월에는 동결했다. 그러나 최근 엔화 약세와 물가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책위원들의 발언 강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오는 9월 17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다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다.

엔화 숏 헤지 위한 콜옵션 거래 급증

엔화 강세가 가팔라지자 옵션시장에서는 기존 엔화 매도 포지션을 방어하려는 수요가 집중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목요일 이달 만기의 달러 대비 엔화 콜옵션 거래량은 풋옵션의 2.5배를 웃돌았다. 엔화 가치가 오를수록 이익을 얻는 콜옵션을 매입해 기존 엔화 숏 포지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줄이려는 거래가 증가한 것이다.

노무라의 사가르 삼브라니 외환옵션 트레이더는 엔화로 자금을 조달한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과 함께 다른 주요 10개국 통화보다 엔화를 보유하려는 중기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처럼 낮은 일본 금리를 활용해 비교적 손쉽게 금리 차익을 얻는 캐리 트레이드 환경이 끝나가고 있다는 인식도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시장에서도 일본은행의 긴축 기대가 빠르게 반영됐다. 일본 국채 2년물 금리는 이번 주 약 14bp 상승했고, 스와프시장에서는 9월 회의에서 25bp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 부분 가격에 반영됐다. 시장은 내년 7월까지 추가로 약 세 차례에 가까운 25bp 인상 가능성도 반영하고 있다.

노무라는 엔화 약세가 계속되는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일본은행이 9월부터 12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4년 이후 연평균 두 차례 정도였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경로다.

헤알과 페소 등 고금리 통화도 엔화 대비 하락

이번 움직임은 달러 엔 거래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브라질 헤알과 멕시코 페소를 비롯해 금리가 높은 통화들이 엔화 대비 1% 넘게 하락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역시 약세를 나타냈다.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나 자산을 매수했던 거래가 여러 시장에서 동시에 축소되고 있다는 신호다.

캐리 트레이드는 일본처럼 금리가 낮은 국가의 통화를 조달해 미국이나 브라질, 멕시코처럼 금리가 높은 시장의 자산에 투자하고 금리 차이를 수익으로 얻는 방식이다. 엔화 가치가 안정적이거나 약세를 유지할 때는 수익을 얻기 쉽지만 엔화가 빠르게 강해지면 빌린 엔화를 갚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기존 수익이 줄거나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최근까지 상당한 규모의 엔화 매도 포지션이 남아 있었다는 점도 청산 압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집계에서 8월 25일로 끝난 주간 기준 레버리지 펀드의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8만1619계약, 자산운용사는 1만8284계약이었다. 일본은행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이 같은 포지션을 줄이기 시작했다.

일본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거래를 늘린 점도 엔화 상승에 힘을 보탰다.

BofA 시장 전반의 리스크 재분배로 평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엔화 급등을 특정 투자자 집단이나 한 종류의 거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반 스타메노비치 BofA 아시아태평양 G10 통화 트레이딩 책임자는 최근 48시간 동안 발생한 여러 변화 이후 달러 엔 움직임이 시장 전반의 광범위한 리스크 재분배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엔화 숏 포지션을 보유했던 헤지펀드의 청산뿐 아니라 옵션시장의 헤지 수요, 일본 기업의 달러 매도, 일본은행 금리 전망 변화 등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미즈호은행도 이번 주 시장 심리가 뚜렷하게 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과도하게 쌓였던 엔화 약세와 일본 국채 약세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즈호의 나카지마 마사유키 수석 전략가는 최근 움직임의 주된 동력으로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엔화 숏 포지션 청산을 지목했으며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기대가 함께 강화됐다고 밝혔다.

소시에테제네랄 지속적 엔화 강세에는 더 강한 신호 필요

다만 최근 엔화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될지는 아직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단기간에 엔화가 크게 오르고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부 캐리 포지션은 이미 정리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갈빈 치아 소시에테제네랄 아시아 전략가는 엔화 캐리 트레이드의 구조적인 청산을 유도하려면 일본은행이 현재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한 매파적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밝혔다. 엔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정도로 캐리 트레이드 환경을 바꾸려면 일본은행이 실제 금리 인상과 향후 긴축 경로에서 상당한 수준의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근 급등 과정에서 숏 포지션 청산이 일단락될 경우 엔화 상승세가 다시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아직 상당한 규모의 매도 포지션이 남아 있는 가운데 일본은행의 9월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고 추가 인상 속도까지 빨라질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의 축소 움직임은 다시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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