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미국의 잇단 압박에도 이란은 대화에 열려 있다”

페제시키안 “미국의 잇단 공격에도 대화 피하지 않을 것”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이 여러 차례 이란을 공격했지만 이란은 대화를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타스님 통신은 1일(현지시간)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존엄과 명예를 지키면서 우리 사회의 권리를 지켜 나간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합의에 서명하고도 협상 기간 중 우리나라를 세 차례 공격했지만, 우리는 대화를 피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서방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란 정부가 나라를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울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국민적 단결과 내부 결속이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정부가 기업들이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지도부도 경제적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파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이라크 등 이웃 국가들을 거치는 육상 교역로를 넓히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 협상은 휴전 조건 충족 뒤에”
타스님 통신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의 입장 차를 전했다. 미국은 이란이 핵 문제를 협상에 포함하기를 원하지만, 이란은 다른 휴전 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핵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지난주 유엔총회를 계기로 ‘7일 신뢰 구축 방안’을 내놨다. 해상 봉쇄 해제와 제재 완화, 동결 자금 해제 등을 조건으로 7일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겠다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달 29일 밤 카타르 도하에서 중재자들을 통해 미국 측 답변을 전달받았다. 양측은 방안의 이행 순서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카타르와 파키스탄을 통해 1년 넘게 간접 협상을 이어 오고 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앞서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우리는 힘의 언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대화와 외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연단에서 고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전쟁 초기 숨진 150명 넘는 이란 학생들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미국을 향해 “그들이 우리를 공격했지만 우리는 무릎 꿇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에 머무는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봉쇄·제재로 조여 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해상 봉쇄와 강도 높은 제재로 이란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란 경제에도 그 여파가 나타나면서 이란 리알화 가치는 이번 주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은 이날 이란을 겨냥한 새로운 제재도 내놨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앞으로 2주 안에 이란의 대중국 원유 공급이 사실상 끊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란과의 전쟁이 “매우 빠르게 승리로 끝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곧 결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 사망자는 18명인 반면 이란은 4,500명을 잃었고, 이란의 인플레이션이 300%를 넘는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하며 시작된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 운항은 전쟁 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외교 채널을 둘러싼 엇갈린 보도도 나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협상이 교착에 빠진 뒤 루비오 장관이 지난달 28일 유엔총회에 참석한 이란 대표단에 미국을 떠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 보도를 부인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날 유엔총회의 거부권 관련 회의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일부 국가의 좁은 이익이 아니라 유엔 헌장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부는 X를 통해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이란에 비확산이나 국제법을 훈계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대한 군사적 대비도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조만간 중동에 항공모함 1척과 병력 1만 명을 추가로 배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알자지라에 11월 말까지 이란 주변에 항공모함 3척과 상륙전단 2개가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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