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연비 기준 승인…“바이든 행정부의 EV 의무화 정책 종료”

트럼프 “바이든 전기차 의무화 끝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자동차 연비 기준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 자동차 노동자와 자동차 구매자들에게 큰 날”이라며 “방금 새 연비 기준을 승인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조치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이 추진한 “터무니없는 전기차(EV) 의무화”를 끝냈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는 전 정부를 향한 비난이 가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을 ‘슬리피 조(졸린 조)’라고 불렀고, 부티지지 전 장관의 이름은 비틀어 조롱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에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인들을 원하지도 않는 차에 억지로 태웠고, 실제로 지어지지도 않은 충전소에 수십억 달러를 낭비했다고 했다.
새 기준의 효과로는 가격 인하를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 기준이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의 낭비를 걷어낼 것이라며 “이는 곧 더 낮은 가격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가정마다 새롭고 아름답고 안전한 차를 사는 데 수천 달러를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만들어질 차가 “지금까지 우리가 만들어 온 환경 괴물들보다 훨씬 낫다”고도 했다.
완성차 투자 1,000억 달러 이상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새 기준이 미국 내 자동차 생산과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너럴모터스(GM)부터 포드, 스텔란티스까지 모든 제조사가 여기서 공장을 짓고 싶다며 나에게 연락해 왔다”며 “이제 그렇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도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행정부 아래 미국 자동차 산업에 1,000억 달러가 넘는 돈이 투자되고 있으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한 미국 전역으로 공장과 일자리가 돌아오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숀 더피 교통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에게 감사를 표했다. 게시글은 “미국이 돌아왔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로 끝났다.
2031년 연비 목표 대폭 낮춰
이번 연비 기준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기업평균연비(CAFE) 규제 재설정 작업의 결과물이다. 더피 장관은 2025년 6월 ‘CAFE 프로그램 재설정’ 규칙을 발표했다. 그는 이 규칙을 내놓으며 바이든 정부가 1975년 제정된 에너지정책보존법에 따라 달성 가능한 최대 연비를 정할 때 전기차 보급률과 규제 크레딧을 불법적으로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더피 장관은 지난해 1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유는 저렴한 자동차를 의미한다(Freedom Means Affordable Cars)’는 이름의 연비 기준 재설정안을 공개했다. 이 제안에 따르면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2031년식 차량 평균 연비 목표는 갤런당 34.5마일(리터당 약 14.7km)이다. 바이든 정부가 정한 50.4마일(리터당 약 21.4km)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방식은 2022년식 기준을 소급해 낮춘 뒤 2031년까지 매년 0.25~0.5%씩만 올리는 구조다. 바이든 정부는 승용차 연비 기준을 2024·2025년식에 연 8%, 2026년식에 10% 높이고, 2027~2031년식에는 매년 2%씩 올리도록 했었다.
교통부는 제안안이 신차 평균 가격을 대당 930달러 낮출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분석에서는 2050년까지 연료 소비가 약 1,000억 갤런, 연료비 지출이 1,85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약 5%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더피 장관은 지난 8월 “디트로이트가 민주당이 워싱턴을 통해 만들게 하려는 차가 아니라 미국인들이 사고 싶어 하는 차를 만들기를 바란다”며 상식적인 연비 기준을 곧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티지지 전 장관은 곧바로 반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의 제조업과 자동차 분야 일자리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준을 낮추면 트럼프가 이미 해 온 일, 즉 청정기술의 미래를 중국에 넘겨주고 미국인들이 주유소에서 더 많은 돈을 내게 만드는 일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 기준은 오는 28일 공식화된다. 더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뒤 X에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을 위한 큰 승리가 월요일에 온다”고 예고했다. 로이터통신은 교통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교통부가 이날 2031년까지 적용되는 승용차와 경트럭 연비 기준을 대폭 낮춘 최종 규칙을 확정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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