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서 미·이란 보복전 격화…이란 “유조선 3척 겨냥”

호르무즈서 미 이란 보복 공방 다시 격화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서로의 군함과 유조선을 겨냥하는 보복전을 이어가면서 핵심 에너지 수송로의 긴장이 다시 급격히 높아졌다.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원유 운반선 3척을 타격한 데 이어 이란은 미국 측 선박과 이란이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한 유조선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은 6일 호르무즈 해협의 비인가 항로를 이용한 유조선 3척과 다른 해역에 있던 미국 관련 선박들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해당 선박들의 구체적인 이름이나 위치, 공격에 사용된 무기와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혁명수비대는 이후 호르무즈 해협으로 진입하려던 미국 해군의 무인 자산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 해군 드론과 미군 무인수상정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란이 주장한 유조선 및 미국 관련 선박 공격이 실제 명중했는지, 선박이나 무인 자산에 피해가 발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의 추가 공격 주장은 현재까지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성명 역시 공격 대상과 피해 상황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란 유조선 3척 타격
이번 이란의 보복 주장은 하루 앞서 미국이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한 데 뒤따른 것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9월 5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역내를 순찰하던 미 해군 항공모함과 유도미사일 구축함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응해 이란 원유 운반선 3척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국 항공모함과 구축함은 이란의 복수 공격을 피했으며 미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미군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것으로 규정한 M/T Downy, M/T Stark 1, M/T Kylo를 공격했다.
미군은 카르그섬 연안의 Downy와 자스크 인근의 Stark 1을 영구적으로 운항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오만만에 있던 Kylo는 Noxen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선박으로, 당시 원유를 싣지 않은 상태였다. 미군은 승조원들에게 선박에서 대피하도록 한 뒤 핵심 부위를 여러 차례 타격했고, 이후 선박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Kylo가 오만만에서 침몰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미국 측은 공격 대상이 된 세 척이 혁명수비대와 역내 연계 세력에 자금을 공급하는 원유 수송 네트워크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이란이 미국 함정 2척을 공격한 데 대해 더 큰 경제적 비용을 부과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필요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송 선박을 추가로 공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상업용 선박까지 보복 대상에 포함
이번 충돌에서는 양측의 공격 대상이 군사시설과 군함을 넘어 상업용 원유 운반선으로 확대됐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송망을 혁명수비대의 자금원으로 지목해 직접 타격했고, 이란도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미국 관련 선박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자체적으로 승인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에 대한 경고도 강화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향후 걸프 해역에 새로운 제한 구역을 설정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새로운 국제 선박 항로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제한 구역은 미국 해군의 봉쇄선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페르시아만 일부 지역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선박 통행량은 이미 크게 줄어든 상태다. 선박 추적업체 Kpler 집계에 따르면 최근 10일 동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하루 평균 약 10척으로 감소해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금요일 하루 15척을 웃돌았던 통과 선박은 미국과 이란의 유조선 공격이 이어진 토요일에는 2척까지 줄었다. 일요일에는 화물을 실은 선박 4척이 해협으로 진입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항해 해협 밖으로 나가려던 유조선 1척은 다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운항도 크게 위축됐다. 최근 집계에서는 수요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초대형 원유운반선이 확인되지 않았다.
조기 종전 전망 약화 속 에너지 수송 불안 지속
미국과 이란의 이번 보복 공방은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충돌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을 다시 약화시켰다. 양측이 한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강도의 충돌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미군 함정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이란 유조선 공격, 이후 상업용 선박을 대상으로 한 이란의 보복 주장이 연이어 나왔다.
해상 보안 관련 집계에서도 최근 충돌 증가가 확인되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에는 7월 6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모두 27건의 발사체 공격이 보고됐으며 일부 선박이 피해를 입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의 주요 산유국에서 생산된 원유와 석유제품, 액화천연가스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항로다. 최근 통행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상업용 유조선까지 군사 대응 대상으로 삼으면서 해운사들이 운항을 미루거나 우회 여부를 검토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해협에서 상업용 선박의 통행을 보호하기 위한 해군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란은 미국의 추가 공격이 있을 경우 더 강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주장한 유조선 3척과 미국 관련 선박, 무인 자산에 대한 공격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은 여전히 크게 제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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