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안보 위협…후티와 알카에다 최대 지부의 위험한 동맹

후티와 알샤바브 종파 갈등 넘어 군사 협력 확대
예멘 후티 반군과 소말리아의 알카에다 연계 조직 알샤바브가 무기 거래와 군사 훈련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아파 계열인 후티와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알샤바브는 종파적으로 대립해왔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라는 공통의 적을 두고 실질적인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지역 안보 관계자, 관련 조사 자료를 토대로 양측의 관계가 단순한 개별 무기 밀수를 넘어 자금과 무기, 기술, 전략적 거점을 교환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샤바브는 후티를 통해 기존보다 발전된 무기와 드론 관련 기술, 폭발물 제작 훈련 등을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후티는 그 대가로 자금과 소말리아 내 활동 기반을 얻고 있다는 내용이다.
유엔 조사에서도 두 조직의 협력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됐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후티와 알샤바브의 관계가 이념적 결합보다는 거래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성격에서 출발했으며, 무기 획득과 기술 훈련이 핵심이었다고 평가했다.
2025년 유엔 보고서에는 알샤바브가 후티 측과 최소 두 차례 소말리아에서 만나 첨단 무기와 훈련 제공을 요청했다는 회원국 정보가 담겼다. 그 대가로 알샤바브는 아덴만과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 활동을 확대하고 상선 운항을 방해하는 역할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됐다.
올해 공개된 유엔 자료에서도 양측의 제한적인 협력이 계속되고 있으며 주요 내용은 훈련과 무기 확보라고 평가됐다. 별도의 유엔 전문가패널 조사에서는 후티가 알샤바브 조직원들에게 드론 기술과 즉석폭발물 관련 훈련을 제공하고 양측 사이의 무기 밀수가 확대됐다는 정보도 확인됐다.
알샤바브 자금과 후티 무기 기술 맞교환
양측 협력의 한 축은 알샤바브의 자금력이다. 유엔 회원국들이 추산한 알샤바브의 연간 수입은 1억달러에서 2억달러 규모이며, 일부 최신 평가에서는 2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에서 기업과 운송업체 등에 세금을 부과하는 자체적인 자금 조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알샤바브를 알카에다 계열 가운데 가장 자금력이 강한 조직으로 소개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알샤바브는 작전 자금의 약 4분의 1을 무기 확보에 사용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후티는 이 자금과 소말리아 측의 활동 기반을 활용하는 대신 무기와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전문가패널은 예멘에서 소말리아로 무기와 폭발물이 이동한 사례를 조사했으며 후티 관계자들이 알샤바브 조직원들에게 기술 훈련을 제공했다는 정보를 확보했다.
한 조사에서는 후티 측 군사 기술자들이 소말리아로 이동해 알샤바브 구성원들에게 드론 개조와 무기 정비 등과 관련한 훈련을 제공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수백명의 소말리아인이 후티 통제 지역에서 군사 및 이념 교육을 받기 위해 예멘으로 이동했다는 관련자 진술이 유엔 전문가패널에 제출됐다.
무기 이동도 한 방향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유엔은 소말리아가 예멘으로 향하는 무기 밀수의 중간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말리아와 예멘을 오가는 기존 밀수망을 양측이 함께 이용하면서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무기 거래망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 핵심 중개인 제거했지만 협력 계속
미국은 후티와 알샤바브를 연결하는 인물들을 직접 겨냥하며 협력망 차단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양측의 관계 형성에는 지브릴 야히아 알리라는 소말리아 무장조직 인물이 핵심 중개 역할을 했다.
그는 알샤바브 측 자금과 후티 측 무기 및 훈련을 연결하고 민간 물품으로 위장한 무기 이동과 양측 인원의 교류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올해 공습을 통해 이 인물을 제거했다.
그러나 해당 인물이 사망한 뒤에도 두 조직의 협력은 중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알샤바브 구성원들이 예멘에서 훈련받고 후티 관계자들이 소말리아로 이동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무기 거래 역시 지속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유엔 전문가패널 역시 후티와 알샤바브 사이의 협력이 이전보다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무기 밀수와 기술 훈련뿐 아니라 작전 전술과 물류 지원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두 조직이 이념적으로 통합된 것은 아니다. 유엔은 관계의 성격을 계속 거래적 또는 기회주의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종파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필요한 자원과 능력을 서로 제공하면서 실질적인 군사 협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후티는 소말리아 거점 통해 아덴만 영향력 확대 모색
후티가 알샤바브와의 관계를 통해 얻으려는 주요 이점 가운데 하나로 소말리아 내 전략적 거점이 거론되고 있다. 소말리아 북부와 예멘은 아덴만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으며 이 해역은 홍해와 인도양을 연결하는 주요 상선 항로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후티는 알샤바브와의 협력을 통해 아덴만의 선박 움직임을 더 폭넓게 감시하고 소말리아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알샤바브는 자금을 제공하는 동시에 현지 활동망과 물류 기반을 후티에 제공할 수 있다.
과거 유엔 조사에서도 알샤바브가 후티로부터 무기와 훈련을 받는 대신 아덴만과 소말리아 연안의 해적 활동을 늘리고 화물선 운항을 방해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과 이스라엘도 양측 모두의 공격 대상으로 거론된다. 후티는 홍해와 아덴만에서 미국 및 이스라엘과 관련됐다고 주장하는 선박을 공격해왔으며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와 동아프리카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를 공격 대상으로 삼아왔다.
최근 이스라엘이 소말릴란드를 국가로 인정하고 베르베라 지역에서의 활동 가능성이 거론된 것도 후티와 알샤바브 양측의 반발을 불러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변화가 두 조직이 공유하는 대미·대이스라엘 이해관계를 추가로 강화하는 요소가 됐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통항 차질 속 아덴만 중요성 다시 커져
양측의 협력이 에너지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간 통항 차질이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과 기뢰 문제로 호르무즈를 통한 원유 수송이 전쟁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면서 다른 중동 해상 운송로의 중요성이 커졌다.
9월 1일 선박 추적 자료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주요 원자재 운반선은 하루 5척에 그쳤다. 최근 10일 평균인 약 14척보다 적었으며 액체 화물을 운반하는 유조선은 한 척도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홍해 남쪽과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선박 이동량은 같은 기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하루 통항량은 27척으로 집계됐으며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아프라막스와 수에즈막스급 유조선도 포함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걸프 지역 원유 운송이 제한되면서 홍해와 아덴만 일대 해상 운송망의 중요성도 이전보다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상황에서 아덴만 양쪽에 각각 기반을 둔 후티와 알샤바브의 협력이 미국의 안보 당국이 주시하는 새로운 문제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후티는 예멘에서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아덴만으로 이어지는 항로에 접근할 수 있고 알샤바브는 아덴만 반대편인 소말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두 조직의 협력이 확대될 경우 같은 해역의 양쪽에서 활동 기반을 확보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한 미국 안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미국은 후티와 알샤바브 사이의 핵심 무기 중개인을 공습으로 제거하고 소말리아와 예멘의 무기 밀수망을 추적하고 있지만 유엔 조사와 미국 측 정보에 따르면 양측의 무기 거래와 훈련 협력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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