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IPO로 1,000억달러 이상 조달 검토…기업가치 2조달러 전망

앤트로픽 IPO 조달액 1000억달러 이상 거론
앤트로픽의 기업공개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업가치 2조달러뿐 아니라 실제 IPO를 통해 1,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까지 투자자들에게 제시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로픽의 상장 주관사들이 최근 잠재 투자자들과 접촉하면서 IPO를 통해 1,000억달러 이상을 조달하고 기업가치를 최대 약 2조달러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설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공모가와 신주 발행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앤트로픽이 공식적으로 2조달러의 기업가치나 1,000억달러의 조달 목표를 발표한 것도 아니다. 현재는 상장을 앞두고 은행과 주요 투자자들이 수요와 적정 가격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거론되는 숫자다.
다만 상장이 현재 논의되는 수준으로 진행될 경우 규모는 전례가 없다. 뉴욕타임스 보도에서 비교 대상으로 제시된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약 1조7,70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상장하며 역대 최대 IPO 기록을 세웠다. 당시 조달액은 보도 기준 약 857억달러였다. 앤트로픽이 1,000억달러 이상을 실제로 조달한다면 불과 몇 달 만에 이 기록을 다시 넘어설 수 있다.
앤트로픽은 이미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IPO 관련 서류를 비공개로 제출했고 최근에는 공개 투자설명서 제출을 앞두고 재무자료와 위험요인을 정리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도 상장 주관사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IPO에 앞서 마련되는 신용한도 역시 1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클로드 코드가 매출 증가 속도를 바꿨다
2조달러라는 평가를 가능하게 만든 가장 직접적인 근거는 매출 증가 속도다.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 말 약 90억달러에서 올해 5월 470억달러, 7월 말에는 650억달러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환산 매출은 최근 한 달 또는 분기의 매출 흐름이 1년 동안 계속된다고 가정해 계산한 수치로 실제 연간 확정 매출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불과 수개월 만에 매출 발생 속도가 여러 배 높아졌다는 점은 IPO 투자자들이 높은 기업가치를 검토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성장의 중심에는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와 기업용 API 사업이 있다. 앤트로픽은 개인 이용자 중심의 무료 챗봇 시장보다 기업과 개발자가 실제 업무에 AI를 사용하는 시장에서 빠르게 사용량을 늘렸다.
코딩에서는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코드를 작성하고 수정하거나 저장소를 분석하고 반복적인 개발 작업을 대신하면서 토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한다. 이용량에 따라 비용을 받는 앤트로픽에는 사용 빈도가 높아질수록 매출이 직접 늘어나는 구조다.
대형 기업과의 계약도 확대되고 있다. 기업 고객이 일정 규모 이상의 AI 사용량을 장기간 약정하는 계약이 늘면서 단순한 소비자 구독보다 향후 매출을 예상하기 쉬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이 현재 속도를 유지할 경우 연말 연환산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제시한 중장기 전망에서는 2028년 매출이 약 1,900억달러에서 2,000억달러까지 증가하는 시나리오도 논의되고 있다.
1000억달러를 조달하려는 이유도 결국 컴퓨팅
문제는 매출이 증가할수록 필요한 자본도 함께 커진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은 고객이 늘어도 추가 비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생성형 AI 서비스는 사용량이 증가할 때마다 데이터센터에서 실제 연산이 발생한다.
앤트로픽은 현재 엔비디아 GPU와 구글 TPU, 아마존의 자체 AI 반도체 등 여러 종류의 컴퓨팅 인프라를 사용하고 있다. 동시에 데이터센터 용량을 선점하기 위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장기 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글 TPU 개발을 이끌었던 핵심 인재를 영입해 자체 AI 반도체 조직까지 구축하기 시작했다.
결국 IPO에서 1,000억달러 이상을 조달할 수 있다면 단순한 운영자금 확보를 넘어 앞으로 수년간 필요한 칩과 전력, 데이터센터 용량을 선점할 수 있는 자금력이 생긴다. AI 모델 경쟁이 기술 성능뿐 아니라 누가 더 많은 컴퓨팅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의 경쟁으로 바뀌면서 자본 규모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최근 앤트로픽은 외부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대규모 용량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자체 실리콘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공급 부족이 발생했을 때 엔비디아나 특정 클라우드 사업자 한 곳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기 위한 움직임이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막대한 지출이 동시에 위험요인이 된다. 매출이 빠르게 늘어도 모델 훈련과 추론에 투입되는 칩, 전력, 네트워크 비용이 비슷한 속도로 증가하면 높은 매출 성장률이 그대로 높은 이익률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조달러 평가의 관건은 성장보다 성장의 지속성
IPO 사전 미팅에서도 이 부분에 질문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이 확인하려는 것은 현재 650억달러의 연환산 매출 자체보다 지난해 말 90억달러에서 시작된 폭발적인 증가세가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지다.
가장 가까운 경쟁 변수는 오픈웨이트 모델이다. 기업이 자체 서버에서 운영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개방형 가중치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높아질 경우 클로드와 같은 프런티어 모델이 현재의 높은 사용료를 계속 받을 수 있는지를 놓고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최신 모델이라고 해서 고객이 항상 더 비싼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기업들은 업무에 필요한 성능을 충족한다면 비용이 낮은 이전 세대 모델이나 다른 업체의 모델을 사용할 수 있다. AI 시장이 성숙할수록 절대적인 성능뿐 아니라 같은 작업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계약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확보도 변수다. 앤트로픽이 고객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필요한 AI 가속기와 데이터센터 용량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매출 증가 속도에 물리적인 제한이 생길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과 전기요금, 용수 문제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까지 커지고 있어 인프라 확대 속도 자체가 IPO 투자설명서의 위험요인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번 상장은 AI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 수준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약 2조달러의 기업가치는 현재 실적보다 향후 수년간의 폭발적인 성장을 상당 부분 미리 반영한 숫자다. 반면 1,000억달러 이상의 신규 자금을 확보하면 앤트로픽은 그 성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투자 여력을 다시 크게 높일 수 있다.
앤트로픽은 아직 공모 규모와 가격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향후 공개될 투자설명서에서 실제 공모 주식 수와 자금조달 목표, 최근 매출과 손익, 데이터센터 관련 계약 및 투자 부담이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거론되는 1,000억달러 이상 조달과 2조달러 기업가치가 실제 IPO 조건으로 이어지는지가 다음 확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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