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4개월간 원유·디젤 비축분 방출…최대 1억 배럴

G7, 최대 1억 배럴 비축유 방출…4개월간 원유·디젤 공급
주요 7개국(G7)이 최대 1억 배럴 규모의 비상 비축유를 시장에 풀기로 했다. G7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G7 정상 화상회의를 마친 뒤 원유와 경유(디젤) 비축분을 앞으로 4개월에 걸쳐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마크롱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뒤 소집했다. 미국과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정상들이 고유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G7 정상들은 성명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를 통해 1억 배럴을 조율해 방출한다고 밝혔다. 방출은 “즉시 시작돼 4개월 동안 이어지고, 첫 20일 안에 상당한 규모의 디젤을 앞당겨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IEA는 필요하면 디젤 추가 방출도 논의하기로 했다. 1억 배럴에는 각국이 지난 3월 IEA 공동 방출 때 약속했지만 아직 시장에 내놓지 않은 비축분도 일부 포함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디젤을 중심으로 전략 비축유를 함께 방출하기로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G7은 회원국 사이에 디젤 수출 금지 조치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G7 국가 간 에너지와 에너지 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생산국에 시장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금지 조치를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트럼프 “유럽, 대규모 디젤 비축유 즉시 방출”
트럼프 대통령은 G7 발표 직전 트루스소셜에 “유럽이 막대한 양의 디젤 비축분을 방출하기로 방금 합의했다”며 “절차는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준 데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치솟는 연료 가격을 끌어내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끝에 나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당초 유럽 비축분에서 3개월 동안 약 1억2,000만 배럴을 방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마크롱 대통령에게는 약 180일에 걸쳐 디젤 1억 배럴을 방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디젤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국의 디젤 재고는 지난 9월 11일 기준 1억790만 배럴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IEA “수일~수주 내 방출…필요하면 더 풀 수 있어”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앞으로 며칠에서 몇 주 안에 원유와 디젤 비축분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회원국들과 협의한 뒤 구체적인 방출 물량 배분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비축량이 충분해 필요하면 추가 방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IEA는 1970년대 석유 위기 이후 서방 국가들의 전략 비축유를 조율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IEA 32개 회원국은 이란 전쟁이 터진 직후인 지난 3월 비상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IEA 역사상 최대 규모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당시의 1억8,270만 배럴을 두 배 넘게 웃돈다. 당시 IEA 회원국들은 12억 배럴이 넘는 공공 비상 비축유와 정부 의무에 따라 민간이 보유한 6억 배럴의 비축유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이 물량을 충분히 빨리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비롤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당시 약속된 물량의 약 3분의 1이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남은 유럽 비축분이 곧 방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IEA 전체 비축분의 80%가 “아직 주머니에 남아 있다”며 추가 방출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규정에 따라 회원국들은 순수입량 90일분과 국내 소비량 61일분 가운데 많은 쪽 이상의 비상 비축유를 유지해야 한다. EU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EU 회원국과 영국이 보유한 가스·석유·디젤 비축분은 약 5,200만 톤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는 크게 오른 상태다. 브렌트유는 지난 1일 배럴당 4달러 넘게 올라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국방부의 중동 추가 병력 배치 가능성에 더해,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정유사들이 국내 재고를 지키기 위해 10월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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